[KSTARNEWS 장다희 기자] KBS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이 촬영 현장에서 강제로 쓰러트린 말이 사망하면서 동물학대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KBS가 다른 드라마에서도 같은 촬영방식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26일 오후 KBS 드라마센터가 있는 서울 여의도 KBS 별관 앞에서 '관행적 낙마 동물학대를 추가 고발하는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이들은 KBS 측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발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회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KBS는 '태종 이방원' 뿐 아니라 '각시탈', '정도전', '연모' 등 여러 드라마에서도 상습적이고 관행적으로 '낙마'를 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KBS는 '각시탈', '정도전', '연모'에 나오는 말들의 생사를 공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실제 단체가 공개한 드라마 장면에는 달리던 말이 머리부터 고꾸라져서 말의 뒷발은 하늘 위로, 머리는 90도 꺾여서 넘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체는 "미국에서 지난 1993년 이후 금지된 촬영 방식을 KBS는 버젓이 써왔다. 낙마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이나 동물 모형으로 충분히 연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두 번 다시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멀쩡한 동물을 학대하고 죽인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을 촉구한다. 더 이상 동물들이 다치거나 죽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26일 케이스타뉴스에 "KBS에서 살아있는 말을 낙마시키는 이런 행위가 '태종 이방원' 뿐만 아니라 과거 70년 전부터 지속적이고 관행적이고 상습적으로 벌어져 왔었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이건 명백한 미필적 고의에 의한 동물 학대라고 생각한다"라며 처벌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앞서 단체는 KBS '태종 이방원' 제작진 측이 살아있는 동물들을 내동댕이치며 상해를 입히거나 죽게 만들었다며 지난 21일 고발장을 접수했다. 당시 단체는 KBS 측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함과 동시에 왜 이런 사고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내용을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KBS 측은 지난 24일 공식입장을 통해 "이번 사고를 생명 윤리와 동물 복지에 대한 부족한 인식이 불러온 참사라고 판단한다"며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동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제작 관련 규정을 조속히 마련하겠다" 밝혔다.

케이스타뉴스 장다희 기자 jdh07@ihq.co.kr [사진=케이스타뉴스, 한국동물보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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