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ARNEWS 조효정 기자] '제41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시상식'에서 '모가디슈'와 '자산어보'가 4관왕의 영광을 차지했다.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은 배우 설경구와 문소리가 수상했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제41회 영평상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 영평상 남우·여우주연상은 '자산어보'로 설경구와 '세 자매'로 문소리가 받았다.

시상대에 오른 설경구는 "'자산어보'라는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이준익 감독님께 전화로 '뭐 어떻게 하라고' 말했다. 암담했는데 책장을 넘기면서 보물이 들어있구나 생각했다. 책 제목과 다르게 내용에 놀랐고, 촬영했던 섬까지 가는 데 오래 걸린다. 그 섬까지 와서 촬영하고 돌아갔던 많은 배우들 덕분에 이런 상을 받게 됐다. 자꾸 숙제만 남는 게 배우라는 직업인 것 같다. 이 자리에 초대받기 위해 조금이라도 나아가는 배우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문소리는 "('세 자매'는) 제가 공동 프로듀서까지 같이 한 영화인데 제가 만들고 상까지 받으니 부끄럽고 무안하다. 무엇보다 선영이가 상을 같이 받아서 더 기쁘다. 쟤처럼 연기 고민 많이 하는 배우는 못 봤다. 좋은 자극을 주는 친구와 함께 해서 기쁘고 '세 자매'에서 모든 배우가 연기를 잘 해서 영화를 꽉 채워 줬다. 감사하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영화 '모가디슈'는 감독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음악상을 수상해 4관왕을 차지했다. 영화 '자산어보' 또한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 각본상의 4관왕의 영광을 기록했다. 

'모가디슈'의 류승완 감독은 "소말리아를 배경으로 찍는다고 했을 때 제 동지인 부사장이 '달나라 가서 찍는 거랑 뭐가 다르냐'고 하더라. 실제로 정말 막막했다. 혼자라면 못 만들었을 텐데 같이 한 배우들, 스태프들이 있어서 완성할 수 있었다. 이렇게 무모한 영화에 투자해 준 롯데 식구들께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또한 "2년 전 이맘때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아프리카가 참 추워서 아이러니했다. 배우들 구하는 데 정말 애를 많이 먹었고 연출부가 고생 많았다. 고생을 함께해 준 동지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더 괜찮은 영화 만들어서 내년에 또 찾아 뵙겠다"고 덧붙였다.

여우조연상은 김선영, 남우조연상은 허준호에게 돌아갔다. 

김선영은 "영화 투자가 힘들어서 2~3년 정도 걸렸는데 함께해 준 문소리 배우님이 공동 제작을 해주셨다. 이 영화에 저는 못 들어갈 줄 알았다. 영화만 제발 찍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상까지 받게 돼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내 눈물을 흘리며 "연기에 관해 과도기이고 혼란스러운 상태인데 더 좋은 연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허준호는 "항상 기도로 뒷바라지해주는 가족들 감사드리고 팬클럽 여러분 감사드린다. 그리고 같이 밥을 먹는 식구들, 형 누나 동료들 후배들 감사드린다. 어느 날 갑자기 류승완 감독이 연락 와서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 믿음이 갔다. 잘 했다는 생각이 들고 이 팀을 만나서 너무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자산어보'로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을 수상한 이준익 감독은 촬영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지만 영상으로 수상 소감을 밝혔다. 영상 속 이 감독은 "현장에서 직접 수상했어야 했는데 촬영 중이어서 참석 못 했다. 양해 바란다. 특히 비평가들이 주는 상을 저에게 너무 큰 상이고 '자산어보'를 통해 받아서 너무 기분이 좋다. 앞으로 좋은 영화 만들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트로피는 김성철 씨네월드 대표 겸 프로듀서가 그를 대신해 대리수상했다. 김성철 대표는 ”배급사인 메가박스의 투자 결정 덕분에 저희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작품에 참여해주신 스태프분들과 배우들, 설경구 선배님께서도 언급하셨지만 ‘왕복 12시간’에 촬영 3시간을 하는 수고를 견뎌준 배우들의 노고를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단 한 번 수상할 수 있는 신인남우상은 ‘메이드 인 루프탑’의 이홍내, 신인여우상은 ‘혼자 사는 사람들’의 공승연이 받게 됐다. 신인감독상은 ‘소리도 없이’를 연출한 홍의정 감독이 차지했다.


 

공로영화인상은 원로 배우 윤일봉이 받았다. 이 밖에 기술상은 ‘승리호’의 시각효과 담당 정성민과 정철진이, 신인평론상은 정우성이 가져갔다.

독립영화지원상은 ‘내 언니 전지현과 나’를 연출한 박윤진 감독과 ‘갈매기’의 김미조 감독이 공동 수상했다. 

미학성에 주목해 10개 작품을 꼽는 영평 10선에는 ‘내가 죽던 날’, ‘모가디슈’,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 ‘세자매’, ‘소리도 없이’, ‘승리호’, ‘인질’, ‘인트로덕션’, ‘자산어보’, ‘콜’(가나다 순)이 선정됐다.

한편 영평상은 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황영미)가 주최하는 시상식으로, 올해로 41회를 맞았다.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총 17개 부문 수상작을 선정했다. 이날 시상식은 배우 조한철이 프리랜서 아나운서 이다슬과 함께 진행을 맡았다.

◆다음은 41회 영평상 수상자(작)

최우수작품상= '자산어보' ((주)씨네월드)

공로영화인상= 배우 윤일봉

감독상= 류승완 '모가디슈'

여우주연상= 문소리 '세자매'

남우주연상= 설경구 '자산어보'

여우조연상= 김선영 '세자매'

남우조연상= 허준호 '모가디슈'

신인감독상= 홍의정 '소리도 없이'

신인여우상= 공승연 '혼자 사는 사람들'

신인남우상= 이홍내 '메이드 인 루프탑'

기술상= 정성진, 정철민 (시각효과) '승리호'

각본상= 김세겸 '자산어보'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 이준익 '자산어보'

촬영상= 최영환 '모가디슈'

음악상= 방준석 '모가디슈'

독립영화지원상= 박윤진 감독, 김미조 감독

신인평론상= 정우성

케이스타뉴스 조효정 기자 queen@ihq.co.kr [사진=iHQ 케이스타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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