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깨우친 한글로 쓴 '눈물의 인생' 시 300여 편

사진=미디어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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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엄마의 봄날’(미디어신 제작) 444회에서는 수십 년간 오일장터를 지키며 생선을 팔아온 엄마의 이야기가 담긴 ‘생선 장수 엄마의 황금빛 인생’ 편이 공개된다.

늦겨울 비바람이 부는 영암 5일시장길, 어둠 속에서 가장 먼저 불이 켜지는 곳은 50년 경력의 '생선 장수' 서경임 씨(76세)와 그녀의 남편 정백안 씨(81세) 부부의 집이다. 새벽 4시 30분, 부부의 하루가 남들보다 일찍 시작하는 이유는 해남 오일장에 가야 하기 때문이다. 

비에 젖지 않기 위해 우의를 챙겨입고 컴컴한 새벽 공기를 가르며 집을 나선다. 허리가 굽어져 혼자 힘으로 걷기 힘든 경임 엄마는 남편의 옷자락에 의지한 채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장거리를 이동해 도착한 해남 시장에서 부부의 일상이 시작된다. 배정된 자리에 좌판을 펼치고, 갈치와 고등어 등 싱싱한 생선을 가지런히 진열한다. 궂은 날씨 때문에 손님이 없을까 봐 엄마는 노심초사다. 심지어 거센 바람에 진열한 생선이 날아가기까지 한다. 악조건 속에서도 엄마는 50년 경력의 프로 생선 장수답게 꿋꿋하게 손님을 부르며 자리를 지킨다. 아픈 허리도 잊고, 끼니까지 거르며 장사를 이어간다. 

보슬비가 내리지만 따스한 봄기운이 만연한 날, 남도로 향한 봄날지기가 경임 엄마를 만나기 위해 기다린 곳은 다름 아닌 목포의 한 학교였다. 비가 오나 눈이 내리나 고된 장사를 하는 중에도 틈틈이 학교 다녀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생이 되는 부부를 축하하기 위해 봄날지기가 꽃다발을 건넨다. 

먼 길 발걸음한 봄날지기에 대한 답례로, 경임 엄마는 이날 일일 국어 교사로 활약한다. 

사진=미디어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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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임 엄마는 뒤늦게 들어간 학교에서 한글을 깨치고, 가슴 속에 켜켜이 쌓아두었던 인생 이야기를 300여 편의 시로 써낸 시인이 됐다. 시인 경임 엄마 앞에서 봄날지기는 긴장감 감도는 시 쓰기 대결을 펼치고, 옛날 도시락을 함께 먹으며 추억을 쌓는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뒤늦게 배움에 도전하고 수백 편 시 꽃을 피워낸 경임 엄마의 이야기는 17일 오전 8시 30분에 방송되는 TV조선 ‘엄마의 봄날’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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