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석구 /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손석구 / 사진제공=넷플릭스

[케이스타뉴스 양지승 기자] "제가 누구를 해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솔직하고, 좋은 의도를 갖고 말을 하는 데에 있어서 말의 무게보다는 제 의도의 무게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의도가 잘못 전달되면 충분히 사과하고 바로잡고 제 원래 의도를 말씀드리면 된다. 말의 무게에 짓눌려서 제 스스로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데 문제가 될까봐 의기소침해질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손석구가 이렇게 말하며, 본인이 생각하는 '말의 무게'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2021년 8월, 군인 잡는 군인 ‘D.P.’(디피)라는 신선한 소재와 그들이 마주한 다양한 청춘들의 이야기로 우리가 알지 못했던 혹은 외면했던 부조리를 날카롭게 직시하며 사회에 큰 화두를 던졌던 넷플릭스 시리즈 ‘D.P.’는 공개 이후 제58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작품상, 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최우수작품상에 이어 최근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제2회 시리즈 영화상까지 수상하며 작품성과 연출력, 연기력을 모두 인정받았다. 

103사단 헌병대 대위 임지섭을 연기한 '배우 손석구'의 상승세도 남달랐다. ‘D.P’를 시작으로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와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범죄도시2’, 디즈니+ 시리즈 ‘카지노’까지 장르를 넘나들었던 손석구는 명실상부 최고의 전성기를 맞게 됐다. 시즌1보다 확연히 늘어난 시즌2 임지섭의 분량에 일각에서는 ‘인기가 많아져서 분량이 늘어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이에 대해 손석구는 “대본은 상당히 오래전에 받았다”면서 “사실 물리적인 분량의 증가는 제가 생각했을 때 시즌2의 네 번째 에피소드인 ‘불고기 회담’을 제외하고는 분량이 그렇게 많이 늘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석구는 “캐릭터의 변화가 크니까 물리적인 분량이 크게 늘어났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저도 인지도가 상향됨에 따라 분량이 늘어났다는 이야기를 봤는데 상업극에서는 그게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당연한 결과라고 보지만 적어도 한준희 감독님의 경우는 아니다. 그건 그분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감독님은 본인 콘텐츠에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제가 아는 한준희 감독님은 그런 것(인기)에 영향을 받으시는 분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손석구 /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손석구 / 사진제공=넷플릭스

시즌1에 비해 증가된 분량에 대한 부담감을 묻는 질문에 손석구는 “제가 많이 나오는 신이든, 적게 나오는 신이는 촬영하러 가면 매 신들을 똑같이 찍는 거기 때문에 부담은 없다. 실제로 찍을 때 매 컷마다 감독님, 동료 배우들과 얘기하면서 찍는 과정은 똑같아서 분량이나 극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이 무거워진다고 해서 부담이 되는 건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준희 감독님과는 같이 작품을 많이 해서 워낙 잘 맞는다. 감독님도 즉흥적이시고, 계속 새로운 걸 하는 것에 있어서 거리낌이 없고, 굉장히 오픈 마인드다. 그런 감독님을 만났을 때 제 능력이 더 발휘되는 것 같고, 설레는 마음이 있었지 부담감을 갖고 촬영장에 갔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한 감독과의 좋았던 호흡을 떠올렸다.

배우 손석구 / 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손석구 / 사진제공=넷플릭스

높아진 인기만큼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의의를 제기하고, 주목하는 대중들 또한 많아졌다. 최근에는 연극 공개를 앞두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가짜 연기’에 대해 발언해 선배 배우 남명렬의 비판을 받았다. 이후 손석구는 JTBC ‘뉴스룹’ 초대석에 출연해 “개인적으로 충분히 그럴 만했고, 반성했고, (남명렬) 선배님께 손편지도 써서 사과드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손석구는 “진짜 연기, 가짜 연기에 대해서는 제가 ‘뉴스룸’에서도 얘기한 적 있지만 제가 그것 때문에 선배님께 사과드린 이유가 친구들하고 서로 놀리면서 장난스럽게 했던 얘기 때문에 기분이 나쁘셨다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진짜 가짜, 가짜 연기에 대한 정의조차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거에 대해 말이 길어지는 순간, 말 꼬투리밖에는 안 되는 것 같다. 연기는 연기일 뿐이지 그 앞에 굳이 수식어를 붙일 필요는 없는 것 같다”면서 “제가 (남명렬 선배님을) 개인적으로는 뵌 적이 없어서 편지에도 (제 무대를 보러) 와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락은 드렸는데 아직은…. 제가 알기로는 연극을 하고 계신 걸로 아는데 아직은 안 오셨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손석구는 이전보다 대중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 만큼 생기는 말의 무게에 대해 “선한 의도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 의도가 좋은 와중에도 말은 실수가 나올 수 있고, 와전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잘못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후에 그걸 바로잡는 게 중요하고, 선한 의도를 갖고 말을 시작하는 게 중요하지, 제가 뱉는 말 한마디가 중요해서 거기서부터 모든 걸 조심하는 건 순서상 맞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에 대한 본인의 가치관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누구를 해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솔직하고, 좋은 의도를 갖고 말을 하는 데에 있어서 말의 무게보다는 제 의도의 무게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랬는데 의도가 잘못 전달되면 충분히 사과하고 바로잡고 제 원래 의도를 말씀드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한 마디, 한 마디의 무게에 짓눌려서 제 스스로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데 문제가 될까봐 의기소침해질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소통하면서 잘못되면 오해를 풀고, 기분이 서로 나쁘면 사과하고, 이러는 게 건강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D.P.2’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케이스타뉴스 양지승 기자 sheep_js@ihq.co.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케이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