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성년이 된 부산국제영화제가 그 스무번째 축제 마당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해운대를 중심으로 부산은 영화제의 열기로 뜨거웠다. 올해도 많은 영화와 스타들이 부산을 찾아 관객을 만나고 있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이모저모, 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와 함께 알아보자.


Q)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제로 손꼽힌다. 이제는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기도 한데...올해 두드러진 변화가 있을까.

A)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 1일 막을 올려서 현재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개막작 [주바안]과 폐막작 [산이 울다]를 비롯해 75개국 300여편의 영화가 선보이고 있는데...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배우 강수연을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함께 공동집행위원장으로 선임했다. 강수연은 1987년 영화 [씨받이]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월드스타로 불려 왔는데...강수연 위원장은 '10분 간격으로 빼곡히 짜인 일정'에 다소 피곤한 기색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파티와 모임 그리고 공식행사 등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환한 웃음으로 관객과 관계자들 앞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다큐영화 [다이빙벨] 상영 문제를 둘러싸고 부산시 등과 갈등을 벌이면서 그 여파가 올해까지 이어지기도 했는데...강수연 공동집행위원장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하기까기 그 힘겨운 준비 과정을 지켜보면서 '부산국제영화제의 어려운 상황에 이 영화제의 중요성과 좋은 영화가 나오는 것에 보탬이 된다면 배우로서 보람이다'고 말했다.

Q) 또 올해 영화제 개막식 사회자는 우리에게는 낯선 아프가니스탄의 여배우가 나서서 화제를 모았다.

A) 마리나 골바하리라는 여배우이다. 한국영화의 대표적인 배우 송강호와 함께 개막식을 진행했는데...마리나 골바하리는 2003년 데뷔작 [천상의 소녀]로 부산을 찾은 인연이 있다. 당시 11살이었던 그는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다 시디그 바르막 감독에게 캐스팅됐다고 한다. 자국의 척박한 환경 속에서 배우로 성장했고 현재 자신의 매니저이기도 한 남편과 함께 부산으로 날아왔다.

Q) 영화제가 시선을 모으는 건 다양한 영화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많은 스타들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기도 한 축제의 공간인데...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영화제에서 가장 주목받은 스타는 누구일까.

A) 바로 유아인이다. 유아인은 1000만 관객을 모은 [베테랑]의 주연배우로 영화제에 초청받았다. 또 최근 개봉한 영화 [사도]를 알리기 위해서 부산을 찾기도 했는데...유아인은 아마도 부산국제영화제 뿐 아니라 올해 한국영화의 최대 스타가 아닐까 싶다. 유아인은 이번 영화제에서 직접 관객과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한국영화기자협회가 주최한 오픈토크 무대였는데...토요일이었던 지난 3일 저녁 해운대 백사장에 마련된 비프빌리지 야외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유아인은 [베테랑]을 비롯해 자신의 출연작과 연기에 대해서 관객에게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특히 내일이 생일이라고 하는데...오픈토크 무대에서 미리 생일을 축하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주최측이 마련한 케이크의 촛불을 껐고 관객은 유아인의 생일을 축하하는 노래를 불러주었다. 또 한 팬이 무대에 올라서 그와 케이크를 나눠먹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Q) 이정재와 전도연도 무대에 나섰다.

A) 한국영화기자협회와 함께하는 오픈토크의 첫 무대의 주인공이 바로 이정재였다. 역시 1000만 영화 [암살]로 부산을 찾은 이정재는 내리쬐는 뜨거운 햇볕을 받으면서도 환한 표정으로 관객과 대화를 나눴다. 한 여성팬이 스스로 생각하는 매력을 꼽아달라는 요청에 늘 젊게 살고 싶은 마음이라고 답해서 박수를 받았다. 전도연은 오픈토크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전도연은 이미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여배우로서 국내는 물론 해외의 인정을 받고 있는데...영화 [무뢰한]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전도연은 지금까지 해온 일 가운데 배우를 선택한 것이 가장 잘 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엄마로서 자신의 일상에 관해서도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는데...‘만약 딸이 배우를 원하면 허락하겠느냐’는 질문에 '‘칸의 여왕’이란 내 수식어를 넘어설 수 있다면 가능하다. 하지만 부족하면 허락하지 않겠다'고 말해서 관객의 웃음을 자아냇다.

Q) 최근 몇 년간 또 다른 화제를 모으고 있는 여배우가 있다. 바로 탕웨이다. 매년 부산을 찾아서 시선을 모으곤 하는데...

A) 탕웨이는 올해 세 편의 영화를 들고 부산을 찾았다. [세 도시 이야기] [화려한 샐러리맨] [몬스터 헌트] 등 세 편인데....많은 관객의 관심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탕웨이는 남편인 김태용 감독과 함께 부산을 찾으면서 많은 시선을 모으고 있다. 김태용 감독은 이번 영화제 경쟁부문이라고 할 수 있는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이기도 하다. 이번 영화제에서 탕웨이는 탕새댁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는데...탕웨이는 새댁이라는 우리말의 의미를 취재진에게 물으면서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지우지 못하기도 했다. 탕웨이는 지난 1일 개막식이 끝난 뒤 해운대 포장마차촌에서 술잔을 나누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또 김태용 감독의 단편영화 [그녀의 전설]의 관객과의 대화에도 등장해서 관객을 놀라게 했다.

Q) 해외 스타들의 발걸음도 분주했다.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이들 역시 부산을 찾았다. 특히  1980년대 ‘책받침 그녀’로 중장년 관객에게 낯익은 ‘청춘의 아이콘’도 있었다.

A) 바로 프랑스 여배우 소피 마르소 그리고 ‘테스’의 나스타샤 킨스키이다. 소피 마르소는 출연작 [제일버드]를 통해 부산에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나스타샤 킨스키는 이번 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소피 마르소는 1980년 [라붐]으로 청순한 여배우의 대명사로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오는 9일 오픈토크와 10일 폐막식 등 공식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나스타샤 킨스키는 1979년작 [테스]가 국내 개봉할 당시 그 관능적인 아름다움으로 많은 남성의 감성을 자극했는데...현재 다큐멘터리 제작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한국에서도 관련 소스를 찾고 있다고 한다. 물론 대표작 [테스]도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로도 국내 관객에게 낯익은 틸다 스윈틑, [저수지의 개들]의 명배우 하비 케이틀도 부산을 찾았다. 이 정도 명성을 지닌 배우들이 국내 관객과 마주하기는 사실 드문 일이기도 해서 부산국제영화제가 그만큼 성장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틸다 스윈튼과 하비 케이틀 역시 핸드프린팅이나 관객과의 대화 등에 참여하면서 국내 관객과 우정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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