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가 불법유출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머니투데이 전형화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Q) 올 겨울 애니메이션 최고 기대작이라고 불리는 [겨울왕국]이 인터넷에 불법 유출돼 관계자들을 긴장시켰는데요.

A) 그렇습니다. [겨울왕국]은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온킹] 등을 잇는 디즈니의 뮤지컬 애니메이션인데요. 안데르센 동화 [눈의 여왕]을 모티프로 스칸디나비아 바닷가에 위치한 왕국의 공주 자매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지난 해 11월 27일 북미에서 개봉해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연상시킨다는 호평을 받으며 북미에서만 3억 달러, 전 세계적으로 6억 달러 수입을 거둔 대형 흥행작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16일 개봉을 앞두고 토렌트 등에 불법 유출됐는데요. 캠코더 버전과 고화질 버전이 나란히 유출됐다고 합니다. 디즈니는 법적인 조치를 강구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섰습니다.


Q)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는데요. [겨울왕국]은 어쩌다 불법 유출됐는지 안타까운데요.

A) 먼저 [겨울왕국] 불법 유출 소식을 접한 일부 네티즌들은 우리나라에서 미국보다 늦게 개봉하다보니 어쩌면 정해진 수순이었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이건 명백히 잘못된 것입니다. 도둑질을 한 사람을 먼저 혼을 내야지, 도둑질을 당한 사람을 탓하면 안되겠죠. 디즈니에 따르면 이번 불법 영상 유출은 한국이나 중국에서 유출된 것은 아니랍니다. 미국에서 유출된 게 한국까지 퍼진 것인데요. 양식-]양심(?) 있는 네티즌들은 오히려 디즈니에 어떤 사이트에 불법 영상이 올라왔다고 전해주기도 한답니다. 디즈니 코리아에선 우선 한국 서버를 기반으로 한 사이트에는 법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요. 해외 서버를 기반으로 한 사이트에 올라온 건 어쩌지 못하고 있답니다. 해외 서버는 미국 본사에서 직접 조치를 취한다는데요. 사실 이게 더 무서운 일입니다


Q) 왜 그렇죠.

A) 우리나라에선 불법 유출된 영화 등이 각종 사이트에 올라올 경우 우선 경고조치를 하고 그 다음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을 경우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를 합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만 소송 단위가 다르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불법으로 올린 사람이나 불법으로 다운받은 사람이나 미국은 저작권법에서 우리보다 더 엄격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크게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불법으로 올려진 콘텐츠는 절대 다운받지 않는 게 여러모로 좋은 일입니다.


Q) [겨울왕국] 뿐 아니라 천만 동원이 얼마 남지 않은 [변호인]도 비슷한 일을 겪었는데요.

A) [변호인]은 한국에서 누군가 영화관에서 캠코더로 찍은 다음 파일공유 사이트에 올린 게 명백한데요.  [변호인] 측은 지난 13일 불법 유출된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주요 파일공유 사이트 5개에 캠코더 버전이 올라온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발 빠르게 대처한 것인데요. 투자배급사 NEW는 '비양심적인 범죄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불법파일 유포자와 유통사이트를 상대로 끝까지 법적인 대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Q) [변호인]은 현재 상영되고 있기 때문에 피해가 더 클 것 같은데요.

A) 대처가 빨라서 다행히 큰 피해는 받지 않을 것 같은데요. 양심있는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는 게 크다고 합니다. 처음 불법 유통 사실이 알려진 것도 네티즌들이 [변호인] 측에 바로 제보를 했기 때문이랍니다. 여러 사이트에 올라온 것 중에 [변호인] 제목만 걸어놓고 다른 영상을 올려놓은 것도 많답니다. 사실 이런 불법 유출이 한 두번이 아닌데요.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해 6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영화 불법유통시장의 규모는 월간 700억원, 연간 8400억원으로 추산됩니다. 이 정도 불법시장이 커졌다면 더 이상 계도로 끝낼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Q) 예전에도 이런 일이 종종 벌어졌는데요.

A) [해운대]와 [박쥐]도 불법 유출 때문에 몸살을 앓았는데요. [워낭소리]도 큰 타격을 받았었습니다. [워낭소리]는 흥행몰이를 하던 중에 불법파일이 한국 뿐 아니라 미국 일본까지 퍼져 나가 수출에 치명타를 입었습니다. 당시 제작자인 고영재 PD는 자신의 블로그에 '절망적이다. 세상 살 맛이 안 난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건축학개론] 같은 경우는 군인들에게 영화를 상영해주는 좋은 일을 하다가 낭패를 본 경우인데요. 영상을 담당하는 사람이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몰래 유통해줬다가 삽시간에 다른 곳으로 퍼졌습니다. 그만큼 불법 유출이 범죄라는 자각심이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은교]도 피해를 봤었습니다. 각종 포털사이트에 난데없이 영화 검색어가 상위권에 오르면 불법 동영상이 유출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Q) 말씀하신 것처럼 더 이상 계도로 끝낼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요.

A) 영파라치 제도가 있긴 한데요. 불법 업로드를 한 사람을 신고하면 포상하는 제도죠. 하지만 최초 신고자만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각에선 법무법인만 돈 버는 제도란 소리도 듣습니다.  현행 저작권법에 따르면 불법적으로 남의 저작물을 유포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게 돼 있는데요. 신고를 하면 법무법인이 당사자와 합의해서 조용히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 투명하지 않다는 게 문제로 종종 지적됩니다. 미국에선 불법 업로드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을 하는데요. 세계 최대 파일공유 사이트인 메가업로드를 당국이 아예 폐쇄시킨 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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