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ARNEWS 장다희 기자]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100여 개 동물단체가 KBS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 제작사를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KBS '태종 이방원'의 낙마 동물 학대 살상 행위 규탄 기자회견을 연 직후 KBS 1TV '태종 이방원' 제작진을 상대로 관할 지역인 영등포 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충격에 빠진 많은 국민들을 대신해서 우리 시민단체가 대표 자격으로 이곳으로 왔다"라며 "재발 방치책이라든가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드라마 제작자에게 직접 듣고 싶어 내려오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작진들은 현장에서 촬영하고 있다고 못 온다고 하더라. 바쁘다는 이유로,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만나 주지 않고 있다"며 "KBS가 사과를 하긴 했지만, 우리 단체들은 사과라고 보지 않는다. 변명, 핑계에 불과한 이야기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또 이 단체는 "'태종 이방원'에서 예전에도 야생 동물을 그냥 죽이고, 새 다리를 부러뜨리는 일들이 비일비재 하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동물은 하나의 물건이고 소품이라고 생각하느냐? 동물도 하나의 소중한 생명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KBS 관계자는 기자회견 현장을 찾아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향후 제작진 측과 면담을 할 수 있도록 조율을 하겠다"고 거듭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KBS 측은 지난 20일 '태종 이방원' 촬영 중 벌어진 사고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사과드린다며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KBS는 "사고는 지난 11월 2일, '태종 이방원' 7회에서 방영된 이성계의 낙마 장면을 촬영하던 중 발생했다"라며 "낙마 장면 촬영은 매우 어려운 촬영이다. 말의 안전은 기본이고 말에 탄 배우의 안전과 이를 촬영하는 스태프의 안전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제작진은 며칠 전부터 혹시 발생할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 준비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촬영 당시 배우가 말에서 멀리 떨어지고 말의 상체가 땅에 크게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말을 돌려보냈지만 최근 말의 상태를 걱정하는 시청자들의 우려가 커져 말의 건강 상태를 다시 확인했는데, 안타깝게도 1주일 후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논란은 지난 19일 동물자유연대의 성명을 통해 알려졌다. 동물자유연대는 "'태종 이방원'에서 말을 강제로 쓰러뜨린 장면은 명백한 동물 학대"라며 "이는 지속해서 제기돼 왔던 촬영 현장에서의 동물 학대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동물자유연대는 21일 오전 케이스타뉴스에 "동물을 이용해서 촬영을 할 때는 동물의 건강을 확인 할 수 있는 그리고 동물의 행동에 대해서 예측할 수 있는 동물 행동 전문가라든지 의학 전문가가 같이 동행 해야 하는데, 그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동행 하는 것이 바람직한 촬영 현장"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다음 주 월요일(24일) '태종 이방원' 측과 면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케이스타뉴스 장다희 기자 jdh07@ihq.co.kr [사진=케이스타뉴스, KBS '태종 이방원'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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