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ARNEWS 김유진 기자] 90년대 그룹 구피 멤버 박성호가 영화 음악감독이 되어 돌아왔다. 데뷔 전부터 꾸준히 작곡가로 입지를 다져온 그는 ‘어썸하은’의 주인공 나하은을 직접 프로듀싱하는 제작자이기도 하다. 최근 IHQ 연예토크쇼 ‘은밀한 뉴스룸’에 출연한 박성호는 K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그룹 빅뱅에 대한 전문가적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케이스타뉴스와의 짧은 만남에서 그동안의 근황을 전했다. 

“작곡 활동은 구피 데뷔 전부터 시작했어요. 원래 작곡가가 되려고 데모 테이프를 돌리던 중에 신철 씨 눈에 들어서 가수를 시작했거든요. 학창시절 장기자랑에 나가서 춤추는 걸 좋아하긴 했지만 저는 음향 쪽에 더 관심이 많았어요. CD를 사서 들을 때도 가수보다는 크레딧에 적힌 이름 읽는 걸 더 좋아했죠.”

화려한 무대 위 가수보다 그 가수를 만든 누군가를 더 멋지다고 생각했다고. 구피 활동은 그를 가요계로 더 가깝게 이끌어준 계기가 됐다.

“운이 좋게도 당대 유명 가수들과 꽤 많이 작업한 편이에요. 90년대에는 쿨, 소찬휘, 영턱스클럽, HOT 이재원, 듀크와 작업했고 최근에는 워너원, 오마이걸, 현아 같은 친구들과도 작업했어요.”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아이돌을 묻는 질문에 그는 망설임 없이 “당연히 BTS”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달 열린 미국 음악 시상식 ‘AMA’(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방탄소년단이 수상하는 장면을 지켜봤다며 “국뽕이 차올랐다”고 표현했다.

“저는 빌보드 키즈에요. 어릴 때 빌보드 차트 순위를 줄줄 외우고 다녔고, 무대 퍼포먼스도 따라 하고 동대문까지 가서 CD 사고 이랬었는데, 우리나라 가수가 빌보드 차트 1위를 하고, ‘AMA’ 대상을 받는다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죠. 안타깝게도 하이브가 지금은 외부 곡을 안 받고 있는데 혹시 몰라서 방탄소년단을 위한 곡을 이미 만들어 뒀어요.(웃음) 70년대 디스코 장르를 방탄소년단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곡을 제안해보고 싶어요.”


 

구피는 지난 2016년 JTBC ‘슈가맨’을 통해 90년대 추억과 함께 소환됐다. 일회성 활동으로 그쳤지만, 오랜만에 멤버들과 호흡을 맞추고 회포를 풀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그는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여전히 구피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아직 저희를 기억해주시는 걸 보면서 우리가 옛날에 활동을 열심히 하긴 했구나 싶었어요. 사실 작곡가로 전향할 때는 가수 출신이라는 게 큰 걸림돌이어서 힘들었어요. 댄스 가수가 무슨 작곡이냐면서 편견이 많았거든요. 편견을 깨고 인정 받기까지 10년이 걸렸어요. 그 사이 활동명도 4번이나 바꿨고요.(웃음) 지금은 본명 박성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21년 가요 시장이 코로나19로 침체되면서 그는 새롭게 영화음악 작업을 시작했다. 영화 ‘어부바’, ‘PIT’ 등 그가 만든 음악이 담긴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팬데믹 속 집과 작업실만 오가며 리프레시 시간을 가졌다는 그는 “내년에는 영화 일을 더 많이 하고 싶다”고 밝혔다.

“영화음악 작업이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그만큼 재밌기도 해요. 지금도 진행 중인 영화가 몇 편 있는데 앞으로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가요를 만드는 일도 좋지만, 영화 쪽으로 비중을 더 두고 싶습니다.”

박성호는 새해 소망 중 하나로 활발한 방송 활동을 꼽기도 했다. 

“구피 시절에는 말을 못 한다고 느껴서 예능 출연을 잘 안 했어요. 이렇게 단독 패널로 출연한 게 정말 오랜만인데 재밌게 촬영을 마쳐서 할 만하다고 느꼈어요. 원래 저는 한발 뒤에 물러나 있는 게 성격상 더 잘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방송 활동도 작곡 일과 병행할 수 있다면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어디든 불러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웃음)” 

케이스타뉴스 김유진 기자 jjin@ihq.co.kr [사진제공=박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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