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ARNEWS 김유진 기자] 밴드 자우림이 돌아왔다. 발매 전부터 역대급 앨범임을 자부한 신보 ‘영원한 사랑’을 공개하고 3년 5개월 만에 컴백했다. 앨범 발매 기념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자우림은 “의미 있는 앨범이 나와 기쁘다. 벌써 뭔가를 성취한 기분”이라고 들뜬 마음을 전했다.

원래 이번 앨범은 지난해 11월 공개 예정이었다. 자우림은 팬데믹 속 세계가 절망과 불안에 빠진 상황에 신보를 내는 건 아니라고 판단, 희망과 위로를 주는 곡들로 채운 ‘HOLA!’ EP를 대신 발매하고 아쉬움을 달랬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올해 11월 26일 정규 11집 ‘영원한 사랑’이 공개됐다.

“이제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아요. 빛이 보이기 시작하는 기로에 있다고 생각해서 이 음악을 던져도 민폐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요. 저희 음악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음악은 그냥 음악일 뿐이고, 여러분이 이 음악을 마음에 비수처럼 받아들이지 않을 때가 됐다고 생각했습니다.”(김윤아)

타이틀곡 ‘STAY WITH ME’(스테이 위드 미)는 자우림만의 매력을 극대화한 곡이다. 강렬한 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내일은 너무 멀어 지금 바로 여기 있어줘’, ‘내일의 나보다 더 오늘의 내가 외로우니까’ 등의 노랫말로 불안한 감정을 표현했다. 

이번 앨범에는 ‘STAY WITH ME’(스테이 위드 미)를 비롯해 ‘FADE AWAY’(페이드 어웨이), ‘영원한 사랑’, ‘빼옹빼옹’, ‘DADADA’, ‘SANDY BEACH’(샌디 비치), ‘잎새에 적은 노래’, ‘FEEL PLAY LOVE’(필 플레이 러브), ‘DA CAPO’, ‘디어마이올드프렌드’, ‘EURYDICE’,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등 총 12개 트랙이 수록됐다.


 

“이 앨범을 통째로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앨범에 담긴 흐름을 읽으면서 들어주시길 바라요. 아마 연애를 하다가 헤어지고 난 다음 날 아침의 기분이 기억나신다면 이 앨범을 들으면서 그 감정을 떠올리실 수 있을 것 같아요.”(김윤아)

원로 밴드 자우림이 오랜 시간 사랑받은 이유는 바로 공감대. 시대를 불문하고 20대~30대 여성층에게 특히 인기다. X세대부터 MZ세대까지 아우르는 자우림 노래의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 

“자우림 음악의 주인공은 언제나 한 청년이었어요. 쭉 같은 사람이요.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연령도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단지 이 사람을 ‘청년’으로 볼 수 있는 사람, 마음 속에 어떤 갈증과 갈등을 품고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 청년의 이야기를 저희는 노래로 풀어요.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들과 똑같은 세계를 사는 청년이요. 그래서 어떤 시대의 청년이든 노래를 들으면 ‘이건 내 이야기야’라고 공감할 수 있게 되는 것 아닐까요? 그게 자우림 노래의 힘인 것 같고 계속 그렇게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김윤아)

내년에 데뷔 25주년을 앞둔 베테랑 밴드 자우림에게도 팬데믹 상황은 충분히 혼란스러웠다. 처음에는 비대면 공연 자체를 부정했다고. 곧 안정되어가는 시스템에 마음을 돌리고 적응을 시작했지만 함성 없는 공연은 여전히 낯설다고 말한다.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면서 전용 공연장도 만들어지고, 새로운 포맷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도 자우림 음악이 온전히 전달 되려면 필요한 것들이 많은데, 그걸 과연 모니터를 통해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 처음엔 굉장히 회의적이었어요. 적응하다 보니까 비대면 공연만의 맛과 재미가 있기도 하더라고요. 그래도 내년 여름에는 꼭 공연이 가능해져서 팬들과 같이 뛰고 싶어요.”(이선규)

 

“유튜브 공연도 나름 재밌어요. 이걸 통해서도 공연 분위기가 나는구나 싶더라고요. 근데 공연 끝났을 때 엄청 아쉽고 허전해요. 역시 밴드는 오프라인 무대를 해야 그 기분이 나는 것 같아요.”(김진만)

“함성 없는 공연은 제약이 많아요. 뛸 수도 없고 앉아있어야 하잖아요. 사실 음악적으로는 오히려 시도할 수 있는 게 많아졌어요. 그런 면에서 좋은 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전 공연 영상 보게 되면 그 시절이 너무 그립죠. 그런 공연을 할 수 있는 날이 오면 눈물날 것 같아요.”(김윤아) 


 

함성은 없었지만, 얼마 전 자우림은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 3일간 6천여 명의 관객과 만나 청춘을 나눴다. 방역 방침에 따라 관객들은 조용히 앉아 자우림의 음악을 눈과 귀로 오롯이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우림은 무대 위 독보적인 비주얼과 음악만으로 120분 공연을 꽉 채웠다.

“스타일은 음악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자우림은 현재 흐름을 무시하지 않고 우리만의 스타일을 유지해요. 지금의 현상을 따라가되, 그 안에 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옛날부터 그렇게 해왔어요. 그게 자우림의 옛날 모습을 봐도 덜 촌스러워 보이는 비결 아닐까요?”(김윤아)

케이스타뉴스 김유진 기자 jjin@ihq.co.kr [사진제공=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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