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ARNEWS 조효정 기자] 배우 유태오가 감독 데뷔작 `로그 인 벨지움‘에서 드러난 외로움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유태오는 24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로그 인 벨지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태오의 감독 데뷔작 `로그 인 벨지움`은 팬데믹 선포로 벨기에 앤트워프 낯선 호텔에 고립된 배우 유태오, 영화라는 감수성이 통한 가상의 세계에서 찾은 진짜 유태오의 오프 더 레코드. 유태오가 촬영 차 방문한 벨기에에서의 자가격리 중 평소 습관대로 스마트폰으로 일상을 기록하면서 시작된 영화로 100%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유태오는 기획, 제작, 각본, 감독, 촬영, 편집, 음악까지 모두 참여해 특별함을 더했다. 아내인 니키 리도 촬영과 편집 등 작업에 참여했다.

유태오는 영화 속 드러난 ’사람은 외로울 때 진짜 자기 자신이 된다‘라는 문구와 관련해 ’진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나‘라는 질문에 “옛날에 생각했던 저의 정체성과 지금 정체성은 확실히 다른 거 같다. 발전한 건진 잘 모르겠지만, 정체성을 규정한다는 규정 자체가 저에게 무의미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내일 우리가 하는 모든 경험이 나에게 영향을 준다. 관계성 안에서 벗어나면 사회에서 규정시켜놓은 카테고리들이 사라진다. 거기서 시작된 생각은 ’정체성은 물처럼 흘러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우리나라 k콘텐츠가 집중 많이 받는 이유가 ’문화가 물처럼 흐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이 감수성이 되고 표준어가 되고, 여기서 변화가 엄청나게 이뤄진다. 저 또한 그런 변화를 느낀다. 규정을 시키지 못하는 정체성, 그게 제 진짜 모습인 거 같다”고 정체성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유태오는 “외로움은 항상 느낄 것이다. 특히 저는 외국에서 태어나서 (더욱 그렇다).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저는 3개 국어를 하지만, 이게 제가 얻은 혜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외로움과 멜랑꼴리함이 제게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감정들이 단점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감수성을 풍부하게 해주는 요소기 때문이다. 아티스트의 입장에서 외로움과 감수성은 특권이다”고 외로움과 관련해 변화한 생각을 드러냈다.

그는 “한동안은 자기 연민에 많이 빠졌다. 하지만 직업적인 면을 생각하면 이제 우울할 필요는 없다.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불안함으로 현실에 몰입하지 못하고 다른 상상에 빠지고 두려움 때문에 위축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 본모습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싶다. 조금 더 나를 제대로 안다면 덜 외로울 것이다. 하지만 쉽지 않다. 같은 언어를 쓰는, 같은 국적의 사람도 서로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대신 비난과 판단을 받을 수 있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쌓아놓은 돌을 무너뜨리는 장면의 의미를 묻자 유태오는 "'늘 사람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유태오는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더 이상 두려움은 없어.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이 짧다. 남은 60년, 70년 안에 제 인생에서 무슨 얘기를 할 건지 뭐가 중요한가. 철학적이고 불교적인 얘기가 될 수 있겠지만. 무너진다고 한다면 또 다른 길이 열릴 것이라고 믿는다. 그때는 '다른 길로 제2의 커리어로 쌓아 놓지 않겠냐'는 믿음을 갖고 살아간다"고 덧붙였다. 


영화 `로그 인 벨지움`은 오는 12월 1일 개봉한다.

[K단독 인터뷰②]에서 계속. 

케이스타뉴스 조효정 기자 queen@ihq.co.kr [사진제공=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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