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했다”는 김현아의 지난날은 수많은 앨범 크레딧이 증명한다. ‘내 노래다’ 생각하고 열심히 불렀더니 일이 끊임없이 들어왔다. 그는 “어림잡아 한 달에 100곡 정도 작업했다고 치면, 30년간 3만 곡 정도 참여하지 않았겠나. 세어보진 않았다(웃음)”고 말한다. 그중에는 훈장처럼 남은 노래도 있다. 김현아는 한국 가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러 스테디셀러 곡에 자신의 목소리를 실었다. 그가 코러스로 참여한 곡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5곡을 꼽았다. 


 

▶조성모 ‘다짐’ 

“전주에 삽입된 ‘빠라밤빠밤빠밤’ 이 부분 기억하시죠? 제 목소리인데 조성모 씨가 부른 줄 아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백지영 ‘사랑 안 해’

“댄스 가수로 유명한 백지영 씨를 발라드 여제로 자리매김하게 해준 곡이라고 생각해서 특별히 기억에 남아요.”

▶김종국 ‘사랑스러워’

“김종국 씨의 발랄한 모습이 담긴 곡이라 참 신선하게 다가왔던 기억이 나요.”


 

▶장윤정 ‘어머나’ 

“이 곡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장윤정씨 앨범에 계속 함께하게 됐어요. 장윤정 씨와 연을 맺어준 곡이라고 할 수 있죠.”

▶영탁 ‘찐이야’

“작곡가팀 ’알고보니혼수상태’ 작품인데, 오랜만에 탄생한 ‘국민가요’라고 생각합니다.”

워낙 많은 곡에 참여하다 보니, 원더걸스와 보아가 한참 인기를 끌 땐, 인기가수만 가능하다는 ‘차트 줄 세우기’ 경험도 있다. 그만큼 많은 가수들을 만나 작업했다. 스스로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할 정도. 최근 트로트 열풍과 함께 빛을 본 영탁과 나상도 역시 오래전부터 김현아와 함께 작업했던 사이다. 두 사람이 잘되고 나서 누구보다 기뻐했다는 그다.

“제 일처럼 기쁘고 뿌듯해요. ‘미스터트롯’ 준우승한 영탁, ‘트롯신이 떴다2’ 준우승한 나상도, 그 외에도 무명 생활이 길었던 가수들이 잘되고 있는 걸 보면 너무 너무 기뻐요. 아주 작은 보탬이라도 된 것 같아 보람도 느낍니다. 실제로 만나면 늘 변함없이 소탈하고 겸손한 모습에 잘 될 만한 친구들이라는 생각도 들고 저도 배우는 게 많습니다.”



가수를 겸직으로 둔 코러스 가수 김현아에게 다시 태어나면 가수와 코러스 중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묻자 “가수와 코러스 중에서는 고르기 싫다”고 답했다. 

“저는 다른 일 해보고 싶어요. 제가 먹는 걸 워낙 좋아하고, 요리도 좋아해서 다음 인생은 셰프라는 직업을 가져보고 싶어요. 또 제가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라디오 듣는 걸 엄청 좋아해요. 가요만 소개하고 틀어주는 라디오 DJ도 해보고 싶어요. 전생의 기억을 되살려서요(웃음).”

30년 동안 같은 일을 하기란 쉽지 않다. 코러스 가수도 마찬가지. 대중이 가진 선입견과 오랜 경력이 쌓여도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서러움은 어떻게 이겨낸 걸까. 오랜 시간 김현아를 흔들림 없이 잡아주고, 지금의 ‘국민 코러스’를 있게 한 그 원동력이 궁금했다.

“꿈이 무엇이든 간에 목표가 있는 삶은 늘 저를 도전하게 만들고 노력하게 합니다. 꿈은 이루어지면 또 다른 꿈을 꿀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매 순간 꿈을 꾸며 살고 싶습니다. 그게 제 삶의 원동력인 것 같아요.”

김유진 기자 jjin@ihq.co.kr [사진제공=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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