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쿵 폭격 로맨스로 ‘원조 로코킹’의 명성을 확인 한 배우 지현우가 ‘연애는 귀찮지만 외로운 건 싫어!’를 통해 자신도 위로를 받았다며, 종영 소감을 밝혔다.
13일 오후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라이언하트 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MBC every1 드라마 ‘연애는 귀찮지만 외로운 건 싫어!’를 끝낸 지현우를 만났다.
지현우는 극 중 정신과 닥터인 차강우 역을 맡아 때로는 소년 같은 모습으로, 때로는 섹시한 모습으로 다시금 여심을 흔들었다. 공감 가는 명대사로 위로를 건넨 지현우는 해피엔딩 결말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만, 지현우는 “팬 분들이 강우 얘기가 많이 안 나오는 부분에 대해 서운해 하시는데 다른 캐릭터들도 당연히 챙겨줘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시작할 때 ‘나은’과 ‘강우’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인물들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하고 시작을 했고, 매 회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 다른 부분을 부각 시킬 수 있는 드라마여서 다 해피하게 마무리 된 것 같다”고 흡족함을 내비쳤다.
▶ 화제의 상반신 노출신 “엄청난 부담, 김소은과 서로 배려”
특히, 화제가 된 상반신 노출신에 대해 지현우는 “부담이 엄청나게 됐다”고 밝혔다.
단 한 장면을 위해 수개월 전부터 철저하게 식단 관리를 하고 운동을 했던 지현우는 “20대 때는 노출신이 있어도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었고, 배우가 꼭 몸이 좋아야 돼? 했을 텐데, 이제는 뭔가 배우로서 지문에 대한 의무감이라고 해야 하나, 지문이 어떻게 쓰여 있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지현우는 “코로나19로 헬스장도 못 가서 힘들었고, 무엇보다 밥 먹을 때 고독했다”고 몸을 만들기 위해 보낸 혹독한 시간을 되돌아 봤다.
이어 ‘몸 관리 노하우’를 묻는 질문에 지현우는 “이번에 느꼈지만 몸이 세상에서 제일 정직하다”며, “이렇게 노력 해봤자 일주일이면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렇게 너스레를 떨었지만 평소 워낙 몸 관리를 잘 한 덕분인지 지현우는 살이 잘 안 찔 것 같은 스타 중 한명으로 손꼽힌다. 그런데 의외의 푸념이 쏟아졌다. 지현우는 “원래는 잘 안 쪘는데 군대 다녀온 뒤로 확 찌기 시작했다”며, “군대에서 긴장을 안 하고, 또 PX에서 라면을 먹다보니, 86kg까지 살이 쪘다. 그냥 보면 듬직하고 건장한 느낌인데 화면상으로는 쫌 아니더라”고 평소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어필했다.
예쁜 몸을 만드는 것 이상으로 베드신은 상대방과의 호흡이 중요하다. 지현우는 “김소은과 서로 잘 알고 지냈던 사이였기에 더 긴장이 됐다. 사실 상대 배우 앞에서 옷을 벗은 게 처음이다”며, “수위가 제일 높았던 신이어서 긴장됐던 것 같다”고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모든 스태프들이 숨죽여 둘 만을 바라보는 시간, 베드신은 남녀 배우 모두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지현우는 “현장 분위기도 벗고 있으니 아무래도 민망했다. 또 여러 각도로 촬영하니까 집중해서 빨리 끝내야 했다. 제가 벗고 있으니까 빨리 끝내주려고 하고, 소은 씨로부터도 배려 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 역시 여배우를 보호하려는 동작을 생각했다”고 베드신 뒷이야기를 솔직하게 전했다.
▶ 차강우의 위로 “꿈도 좋고 목표도 좋지만 지금을 즐겨라”
무엇보다 지현우는 이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힐링을 선사했다. 차강우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나은의 마음은 물론 대중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었다.
지현우는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드라마 직전에 촬영한) 영화는 무겁고 깊은 느낌이 있다. 그래서 그걸 강우가 좀 밝게 해주고 가볍게 해주었다.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남에게 미소 짓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까 개인적으로도 도움을 받은 작품이다”고 말했다.
특히, ‘꿈도 좋고 목표도 좋지만 지금을 즐겨라’는 강우의 대사는 지현우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한다. 다만, 방송에선 편집 됐다고 전해 아쉬움을 남겼다.
지현우는 “저한테 하는 말 같기도 하고, 내가 그러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예전에 한 팬 분이 주신 편지에 그런 말이 있었다. ‘열심히 하는 건 좋지만 그러다 현우 씨가 하는 일이 싫어지면 어떻게 하냐?’고 했다”고 되새겼다.
이어 지현우는 “극중 나은에게 했던 말 중에 ‘인형뽑기 중에도 좋은 것만 넣진 않아. 당신도 그걸 찾기 위해 끙끙 되지 않았으면..’이런 대사가 있는데, 저도 매 번 일할 때마다 끙끙 앓는 것 같다. 연기에 답이 없기 때문에 혼자 끙끙 되고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현우는 “평온하게 느끼실지 모르겠지만 매일 고민이 있고 그 고민들을 조금이나마 해결하려고 노력하면서 살고 있다. 누구나 똑같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누구나 끙끙 앓고 있고 나만 이런 거 아닌가 생각하면서 사는 것 같다”고 다소 철학적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드라마 제작 환경에도 큰 변화가 생긴 만큼, 지현우 역시 촬영에 임하는 마음과 자세가 더 단단해졌다. 지현우는 “맞춰서 바꿔야 되는 시스템이다. 아쉬운 부분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현장에 갔을 때 그 날씨 분위기 장소에서 오는 영감을 표현해야 하는데 시간이 제한적이다 보니 보여주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정된 시간 안에 모든 연기를 쏟아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지닌 배우 입장에서 지현우는 “잠자는 시간에 연습을 더 해서 한두 번에 깔끔하게 끝내야 모든 스태프들이 편하게 쉴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전참시’ 통해 극과극 일상 공개 “마흔 되기 전, 언제든지 떠날 수 있게”
지현우는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산다’에 이어 ‘전지적 참견 시점’을 통해 중간이 없는 극과 극 일상생활을 공개하며, 또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과 소통 중이다. 데뷔 17년차에 가장 큰 변화이기도 하다. 무소유에 명상을 즐기고 작은 행복을 찾아가는 그의 일상은 대중들에게 낯설면서도 친근함을 안긴다.
지현우는 “언제든 내가 떠날 수 있을 때 떠날 수 있었으면 했다”며, 최소한의 것만 두고 살게 된 이유를 밝혔다.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지현우는 “나이가 마흔에 가까워지는데 ‘생각은 나는 아직 어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나는 아직 어린 데 마흔 되기 전에 좀 더 열심히 살아볼까. 열심히 살아보려면 좀 자유로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렇게 지현우는 TV를 집에서 없애고, 3G폰을 택함으로써 보다 자신에게 집중하며, 자유로운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지현우는 “‘나 혼자 산다’ 때도 느꼈지만, 예능을 나가면 인지도가 생긴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그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일까 그런 생각이 든다. 한 부분을 보여드린 것이지, 무소유도 아니고, 법정 스님도 아니다. 그 캐릭터로만 보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있다”고 예능 출연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전했다.
대중들이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요즘, 지현우는 예능에서 공개했듯, 명상을 통해 자신을 비워내는 노력 중에 있다.
지현우는 “매일 우리가 샤워한 것처럼 마음도 씻어내야 한다고 하더라, 나쁜 에너지를 가지고 대본을 보면 내 캐릭터가 스며들 것 같아서, 최대한 깨끗하게 받아서 ‘인간 지현우’를 버리고 내가 느꼈던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싶다”고 명상을 하는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지현우는 “대본을 처음 받을 때가 중요하다”며, “최대한 사무실에서 보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본 지문 하나하나에 담긴 작가와 감독의 정성을 알기 때문이다.
▶ 영화 ‘빛나는 순간’으로 ‘부국제’ 참여하는 지현우, 차기작은 ‘마초남’?
드라마를 끝낸 지현우는 영화 ‘빛나는 순간’으로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다. ‘한국 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된 이 영화는 제주 최고의 해녀 진옥과 그를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를 찍는 PD 경훈의 특별한 사랑을 담은 영화다.
지현우는 “그 작품도 힐링이 됐다. 제주도가 힐링 그 자체다. 소음도 없고 건물도 낮고 매일 바다를 보고 이러다 보니까, 감정신을 찍거나 힘든 신을 찍어도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도 좋고 한라산 가서 기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드라마와 영화, 예능까지 전천후 활약 중인 지현우의 차기작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지현우는 “차기작은 아직”이라면서도 ‘이해가 되는 악역, 마초남’에 욕심을 냈다.
지현우는 “이번에 감독님은 다음에 마초 같은 악역이든 차가운 걸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의외로 그런 게 잘 어울린다 말씀 해주셨는데,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반면에 무섭기도 하다.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거나 안 좋은 쪽으로도 연구를 해야 해서 내가 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면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해가 되면서 그렇게 악하지만은 않은 캐릭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현우는 “20대 때는 그런 게 없었다. 30대 부터는 (연기를 하고 나면) 여운이 남는다. 영화 ‘조커’도 재밌게 봤는데, 보면서 배우도 힘들었겠다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 하반기는 음악 활동에 매진‥ 결혼은 “아직”
올 상반기 연기 활동에 매진한 지현우는 당분간 음반 준비에 매진할 예정이다. 지현우는 “밴드와 곡 작업 중으로, 앨범 발매를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현재 친형 윤채와 함께 밴드 ‘사거리 그오빠’ 멤버이기도 한 지현우는 “한 동안 ‘더 넛츠’ 끝나고 나서 연기만 했다. 힘들기도 했고, 어쨌든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음악을 했던 사람이라 저한테 꿈 희망 같은 거라고 생각을 한다. 음악은 미련이 남아서 더 하고 싶다”고 열정을 드러냈다.
지현우는 지난 2001년 그룹 문차일드의 기타리스트로 연예계에 입문해 2012년 유명 그룹 더 넛츠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해 이름을 알린, 배우로서는 다소 독특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지현우는 “연기자로서는 캐릭터로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 지향하는 부분이고, 음악하는 사람으로서는 원래 본인의 저의 색깔을 표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본래 자신의 색깔에 대해선, 지현우는 “수시로 변한다. 그냥 편한 거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다. 허세나 틀 같은 걸 만드는 거 말고, 편안한 걸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올드 미스 다이어리’의 지PD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시기, 지현우는 “그때도 허세랑은 거리가 좀 먼 편인 것 같고, 다만 겸손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지현우는 “그때는 제가 생각이 많고 고민이 많은 스타일이 아니었다. ‘올미다’ 하면서 뮤지컬도 하고, ‘뮤직뱅크’ MC도 보고 중간 중간 광고도 찍고, 화보도 찍다 보니까 그때는 자고만 싶었다. 한 5년은 쉬지 않고 그렇게 했던 것 같다”고 전성기를 되돌아봤다.
지현우는 “지금은 나이가 들어가고 ‘내가 몰입하지 않으면 대중들은 널 선택하지 않아’라는 생각이 든다. 배우라는 타이틀이랑 책임감을 살면서 느끼게 된다. 그냥 오늘 하루를 잘 살았으면 좋겠다. 사소한 것에서 기쁨을 찾고 싶다. 20대 때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었는데, 30대 초반 때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고, 과거에 대한 것들을 회상하다 보니 안 좋아지더라. 지금 현재를 즐기면서 잘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즉흥적인 편이라 즉흥적인 걸 줄이고 예약하고 대비하고 준비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데뷔 17년차 베테랑 배우로서 달라진 점을 전했다.
극중 ‘나은’처럼 함께 하고픈 사람은 없냐?는 질문에 지현우는 “뿌리를 내리지 못 한 것 같다. 내가 누구한테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멤버들끼리 서로 의지하면서 뭔가를 만들기 위해, 우리 멤버들이 조금씩 성장을 해서 생활이 될 수 있도록 창작에만 몰입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현우는 “제 주변에 친구들도 결혼을 했고, 애기들을 보면 귀엽고 사랑스럽긴 한데, 저는 떠날 수 있을 때 떠나야 하는 사람인데, 그걸 이해해줄 사람은 없다고들 하더라”고 ‘결혼은 아직’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현우는 ‘연애는 귀찮지만 외로운 건 싫어!’를 통해 더 단단해지고, 또 한 편으로는 더 유연한 배우가 됐다. 마흔을 앞둔 그의 한층 더 성숙한 연기와 음악이 기대되는 이유다.
안지선 기자 ajs405@hanamil.net [사진제공=라이언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