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주영이 휴먼 성장 영화 ‘야구소녀’를 통해 포기 하지 않고 꿈을 키워 나가는 이 세상의 모든 ‘주수인’들을 응원했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야구소녀'(최윤태 감독, 한국영화아카데미 제작)의 여주인공 이주영을 만났다.

'야구소녀'는 고교 야구팀의 유일한 여자이자 시속 130km 강속구로 '천재 야구소녀'라는 별명을 지닌 주수인(이주영)이 졸업을 앞두고 프로를 향한 도전과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여성 성장 드라마다.

이주영은 “표면적으로는 여성 중심으로 끌고 가는 영화이고, 주수인이라는 캐릭터가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가지고 가면서 다른 캐릭터들에게서 오는 감정을 수인이가 충분히 느끼는 면이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저는 여성으로 살아가는 사람이고, 감독님은 남자로서 느끼는 감정을 이야기 했다. 우리 영화가 포괄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는 꿈이라든지 현실 속에서 실패를 거듭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든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다”고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이 영화에서 이주영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 조차 얻지 못하는 천재 야구 소녀 ‘주수인’을 연기했다. 녹록하지 않은 현실에도 꿈을 포기 하지 않으며 세상의 편견과 당당히 맞서 자기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캐릭터다.

이주영은 “내가 수인이라면 저렇게 뚝심 있게 가져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안 했던 건 아니다. 수인이는 10대 후반이고 그렇게 많은 세월을 산 건 아니지만, 자신의 전부를 야구에 바친 아이다. 그런데 주위에서 저렇게 하지 말라고 하는데 저까지 포기하라고 하는 건 못할 짓을 하는 것 같았다. 저도 연기에 바친 8년 정도의 세월이 소중하다. 저는 겨우 8년 정도밖에 연기를 안 했지만 앞으로 누군가 힘드니까 그만하라고 한다면 어떨까 생각했다. 단지 나는 야구를 하고 싶은데 왜 다들 돌아가라고 할까? 그런 이유로 야구를 포기하게 된다면 스스로 너무 슬프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배역에 대해 설명했다.

그래서 이주영은 ‘야구 소녀’ 촬영 내내 수인이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연기 했다.

 

▶ 이주영, "수인이처럼 나에 대한 한계를 정해놓지 않으려고 한다"

이주영은 “수인이는 외적인 압력이 많이 오는데 거기에 튕겨서 반응하는 게 아니라 내적으로 반응을 한다. 내면적으로 고민을 많이 하고 진짜 자기가 갈 앞으로의 길에 대해서 고민하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이주영이라는 사람도 남들이 안 된다고 할 수 있고 남들이 나에 대해 평가 할 수도 있고, 남들이 저에 대한 한계를 정해놓고 볼 수 있겠지만 저는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 수인이가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지 모르는데 내 미래를 어떻게 결정하겠냐’ 얘기 하는 것처럼 일단 안 해본 거 해보려고 하는 편이다”라고 수인이에게 크게 공감했음을 내비쳤다.

인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흥행 성공으로 대중에 얼굴을 크게 알렸지만, 실제 이주영은 ‘독립 영화계의 아이돌’로 불릴 정도로 지난 8년간 필모그래피를 꾸준히 쌓아왔다. 전작 ‘메기’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 받으며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했고, 또 다시 선택한 독립 영화 ‘야구소녀’를 통해 평단의 찬사를 받고 있다.

 ▶ '천재 야구 소녀' 역 위해 한 달간 트레이닝 ‥ 대역 없이 모든 신 소화

‘수인’이를 연기하면서 주위에서 모두가 안 된다고 하는 말을 촬영 내내 듣다 보니 ‘진짜 안 되나?’ 위축되기도 했다는 이주영은 극중 ‘천재 야구 소녀’를 몰입도 있게 연기해 내기 위해 야구를 진심으로 잘 해내고 싶었다고 전했다.

촬영 전 한 달간 훈련을 받으며 실제로 트레이닝 과정을 거쳤고, 대역 없이 모든 신을 소화해 내는 준비된 배우임을 스스로 입증해 냈다.

이주영은 “가장 걱정이 되고 부담이 됐던 부분은 야구를 잘 소화했어야 했다. 한 달 안에 프로 선수처럼 해야 된다는 것도 실례인 것 같았다. 일생을 이걸 위해 달려온 분들에게 폐가 되지 않을 정도로는 하고 싶었다”며 “감독님도 우려했던 것보다는 실력을 많이 끌어올렸다고 해주셨다. 감독님이 사실 대역까지도 생각을 했었는데 대역 안 써도 되겠다고 판단을 하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주영은 성소수자가 등장하는 영화 '꿈의 제인'과 트랜스젠더 역할을 소화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에 이어 이번 영화에서도 다소 보이시한 야구 소녀를 연기했다.

‘젠더 프리 이미지’가 강한 이주영은 “표면적으로는 머리가 짧고, 옷도 자연스럽게 입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맡았던 역할 중에도 젠더 감수성을 이야기하는 역할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저 스스로는 그런 이미지를 고집하면서 가지고 가고 싶다기 보다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서 할 수 있는 있는 이야기이고, 이해 되는 캐릭터라면 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제 배우로서 목소리를 조금씩 내기 시작한 이주영은 “저도 출발하는 지점이기도 한데 가끔 가다가 ‘이주영 배우처럼 하고 싶다’라든지 저의 영화나 작품을 보시고 관객이나 시청자들이 피드백을 주셨을 때 연기하는 즐거움을 느낀다”며 “그런 부분이 연기하는데 큰 동력이 되는 것 같다”고 팬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영화 ‘야구소녀’를 통해 모든 이들의 꿈을 응원하게 됐다는 이주영은 “이제는 연기만 잘 해서는 안 되는 게 배우의 일인 것 같다”며 스스로도 계속해서 도전하고 배워나가겠다는 각오다. 이주영의 다음 목표는 ‘의사와 기자, 형사 등 전문직을 연기 해보는 것’과 ‘지극히 평범한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꿈 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야구소녀’는 오는 18일 개봉한다

안지선 기자 ajs405@hanmail.net [사진제공=싸이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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