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의혹에 휩싸인 가수 김건모가 출연하던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실상 하차했습니다.

SBS 측은 11일 '이번 주부터 '미운우리새끼'에 김건모 출연 분량은 없으며, 추가 촬영 계획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건모는 지난 2016년 7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미우새'가 시작하면서부터 출연했습니다. 비혼 생활을 즐기는 '철없는 아들'의 이미지로 어머니와 함께 출연해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미우새'는 별다른 방송 활동을 하지 않은 '왕년의 가수' 김건모가 대중에게 다시 사랑받는 계기가 된 상징적인 프로그램이기도 한데요.

프로그램 방송 도중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장지연과의 결혼 소식까지 전해졌고, 프러포즈에서부터 혼인신고, 그리고 내년 5월 결혼식을 치르게 되는 과정까지 방송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불미스러운 성추문에 휩싸이며 사실상 하차하게 됐습니다.

특히, 미우새 측은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후인 지난 8일에도 김건모가 장지연에게 프러포즈 하는 모습이 담긴 방송을 편집 없이 그대로 내보내면서 뭇매를 맞았는데요.

김건모의 결백 주장에 힘을 실어준 셈이었지만 '무편집 방송'에 대한 책임론까지 일면서 부담으로 작용했고, 결국 방송가도 손절하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김건모가 현재 고정으로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미우새'가 유일한데요. '미우새' 측 마저 등을 돌리면서 사실상 방송가 퇴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성폭행에 이어 폭행까지 연이은 폭로로 대중의 반감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김건모가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으면서, 이를 자초했다는 목소리도 큰데요.

한국을 대표하는 톱가수 중의 한 명인 김건모는 '국민 가수' 반열에 올랐지만 그간 방송가에서는 잦은 논란과 하차로 흑역사를 썼던 만큼, 그의 부활을 알린 '미우새' 방송은 팬들에게는 더 특별했습니다.

김건모는 지난 2007년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했을 당시, 무성의한 방송 태도로 음주 방송 논란이 일 정도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그 이듬해인 2008년 10월에 방송된 '라디오스타'에 출연해서도 태도 논란으로 시청자들의 지탄을 받았고요,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방송은 지난 2011년 인기리에 방송된 '나는 가수다' 출연 당시, 무대 매너가 무성의했다는 시각과 별개로, 방송 룰을 어기고 재도전을 했다는 의혹과 함께 결국 자진 하차했으며, 그럼에도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담당 PD의 교체까지 이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펼쳐진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독보적인 보이스의 가창 실력과 특유의 유머러스함으로 다시 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김건모, 제2의 전성기를 알린 '미우새'마저 불명예 하차하면서 씁쓸함을 안기고 있는데요.

김건모는 지난 9일 과거 2016년에 있었던 성폭행 사건으로 피소됐으며, 현재 이 사건은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이와 별개로, 지난 2007년 김건모로부터 무차별적으로 맞은 또 다른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과 목격자가 차례로 나오면서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했습니다.

김건모 측은 '고소인이 누구인지도 모른다'며 '사실무근' 이라는 입장이지만 대중들은 명확한 사실 관계 해명을 요구하며 반감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직접적인 입장 표명 없이 사실상 방송가 퇴출 위기를 맞은 김건모, 일각에선 일방의 주장으로 한 사람을 매도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도 분명 있습니다.

양측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건데요, 하지만 일단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한 대중에 대한 사과와 사실 관계를 명확히 밝히려는 노력은 그간 자신을 사랑해준 팬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게 대중의 시각입니다.

kstarnews 안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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