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설리를 잃은 슬픔이 악플을 향한 사회적 분노로 치닫고 있습니다.

설리가 14일 오후 경기도 성남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 되면서 연예계는 물론 대중들마저 큰 충격에 빠졌는데요.

이날 설리는 JTBC의 '악플의 밤' 녹화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전날 오후 6시 30분 통화를 마지막으로 연락이 되지 않아 설리의 매니저가 집을 방문했다가 숨져 있는 설리를 발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최초 신고자인 설리의 매니저는 경찰에 '우울증이 심한 여동생이 집에서 사망했다'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경찰은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던 설리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 중에 있습니다.

경찰은 이날 현장에서 유서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설리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필 노트가 발견돼 분석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경찰은 '일기 형태는 아니고 부정기적으로 메모한 내용이 대부분'이라면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다만, 설리의 심경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상당한 분량인 것으로 전해져, 사망 원인을 밝혀줄 수 있을지 그 내용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아역배우 출신인 설리는 지난 2009년 걸그룹 에프엑스로 가수로 데뷔했습니다. 최정상의 인기를 누리던 지난 2014년 악성 댓글로 고통을 호소하며, 활동을 잠정 중단했고요.

이듬해 결국 걸그룹을 탈퇴한 뒤 최근까지 연기자로 또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지난해 한 방송에서 한때 대인기피증과 공황장애를 앓았다고 털어놓기도 했고요, 생전 MC로 나선 JTBC의 예능 프로그램 '악플의 밤'에서는 악플에 대한 속마음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아 주목을 받았습니다.

늘 솔직한 입담으로 당당해 보였던 설리는 최근 해당 프로그램에서 '실제 인간 최진리의 속은 어둡고, 내 생활은 너무 구렁텅이인데 연예인 설리로서 밖에서는 밝은 척해야 할 때가 많다'면서 불안한 속내를 전하기도 했던 터라 더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는데요.

살아 생전 SNS으로 팬들과 활발히 소통하는 인플루언서 이기도 했던 설리는 솔직한 생각으로 사회적 관심을 모았지만, 끊임없이 악플에 시달려야 해는데요.

한때 악플러를 고소하기도 했던 설리는 '악플러지만 동갑내기 친구를 전과자로 만드는 게 미안했다'며 선처 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시 고소하는 날이 온다면 선처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지만 그 뒤로 악플러를 고소하는 소식이 아닌 비보로 마지막 소식을 전해 충격을 안기고 있는데요.

설리의 사망 배경에 악플이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설리의 팬들은 물론 대중들도 악플러를 향한 분노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스타들도 생전 악플로 고통 받은 설리를 애도함과 동시에 악플러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는데요.

배우 신현준은 자신의 SNS에 애도의 글을 남기며 '악플러는 비겁하고 얼굴 없는 살인자'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레노이병 투병 중에도 악플러로 고통 받고 있는 가수 조민아도 15일 '아프다는 내 기사에도 익명성을 등에 업고 그거 별거 아니라고, 정신병원에나 가라고, 낄낄대고 있는 악마 같은 쓰레기들. 똑같이 그 이상으로 돌려받을 거다, 댓글 실명화. 내 생에 볼 수나 있을까요'라고 분노감을 드러냈습니다.

하리수도 자신의 SNS에 '고인을 욕되게 하는 악플러들은 인간이긴 한 건가?'라며 '더러운 짓 하는 키보드 워리어들 다 싹 잡혀 갔으면 좋겠다! 아무리 얼굴이 안 보이고 익명이 보장된다 하더라도 제발 더러운 짓은 하지말자!'라고 악플러를 향한 강도 높은 비난의 목소리를 냈는데요.

걸스데이 출신 배우 민아 역시 설리를 추모하는 글에 게재된 도 넘은 악플에 분노했습니다.

해당 누리꾼은 지난 14일 밤 민아의 SNS에 '왜 너도 가고 싶냐 XXX아'라는 충격적인 댓글을 달았는데요. 이에 민아는 해당 댓글을 캡쳐해 올리며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신고하겠습니다'라며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설리의 전 연인이었던 다이나믹듀오의 최자를 향한 악플 테러는 그 정도가 심각한데요.

앞서 설리와 최자는 지난 2015년 연인 사이임을 인정하고 약 2년 7개월간 연인 관계를 유지하다 지난 2017년 결별한 바 있습니다.

설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우려한 대로 최자의 SNS를 찾은 악플러들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분노의 악플로, 그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당사자에게 2차 가해를 하고 있습니다.

설리의 전 연인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무자비한 악플 테러를 당하고 있는 최자는 침묵하고 있는데요. 해당 소식을 접한 다수의 누리꾼들 역시 악플러의 행태가 설리를 잃은 지금의 현실을 더 참다하게 하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너무 빠른 이별에 모두가 슬퍼하는 가운데, 일부 몰지각한 누리꾼들의 도 넘는 행동이 애도 분위기에 찬물마저 끼얹고 있는데요.

외신들도 설리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케이팝 스타들의 정신 건강이 우려스럽다며 한국 사회의 악플 문화를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영국 BBC는 '설리는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로 소셜미디어에서 엄청난 괴롭힘을 당했다'고 보도했고요, 로이터 통신도 '설리가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케이팝 스타들이 회사와 일부 극성 팬들 때문에 고통 받고, 정신건강을 위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지적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는데요.

사회악으로 떠오른 악플, '연예인 설리를 죽음으로 몰아간 악플러들의 강력한 처벌을 바란다'는 청와대 국민 청원까지 올라왔습니다.

청와대 국민 청원과는 별개로, 실제 악플러에 대한 법원의 처벌은 강화하는 추세인데요.

일반 명예훼손의 양형기준은 징역 1년 6개월 수준이나, 올초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 인터넷에 허위 사실을 올려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최대 징역 3년 9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는 등 양형 기준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현생법상 비방 목적으로 명예를 훼손할 경우 7년 형까지 선고가 가능하고, 실제로 지난 2017년 한 중견기업 회장에 대해 악플을 달아온 한 남성은 실형 5년이 확정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대다수 악플러들에 대해 선처가 이루어지고 있고, 악플러로 인한 극심한 우울증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유명인들이 수년간 계속 되면서 자성의 목소리라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영혼이 파괴되는 행위, 악플은 사회적 살인입니다.

kstarnews 안지선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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