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대부' 바비킴이 돌아왔다. 4년 6개월 만이다. 5년 여의 음악적 침묵을 깬 그의 첫 마디도 '초심'이었다. 

최근 새 앨범 '스칼렛'(Scarlette)으로 돌아온 바비킴은 지난 27일 서울 모처에서 기자 라운드 인터뷰를 갖고, 다시 시작하는 음악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초심으로 돌아가 음악을 했기 때문에 편하게 음악을 만들 수 있었어요, 트렌드를 생각하거나 작전을 세우거나 그런 거 전혀 없이, 그냥 내가 느끼고 있는 신념을 음악으로 표현하자는 마음에서 편하고 여유롭게, 그래서 사랑 이야기도 할 수 있었던 것 같고, 주변에서도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하는데 그 반응에 만족해요'

▶ 바비킴, '부모님 결혼 50주년에 노래하자 환해진 부모님, 음악 다시 시작해'

'스칼렛' 앨범 작업을 시작한 건 지난 해 6월, 그 전까지 바비킴은 3년 간 음악적으로 단절된 삶을 살았다. 음악 관련 프로그램조차 보지 않았다. 등산만이 그의 유일한 낙이었다.

'혼자서 등산을 했어요, 산을 오르고 내리면서 감정이 열 번은 바뀌었죠, 혼자 있는 시간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 것 같아요, 사실 이러다 나 은퇴하는 거 아닌가 할 정도로 음악과 멀어진 시간들이었죠, 은퇴하면 야구 코치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까지 했었죠 저 옛날에 야구 선수였어요'

이런 그가 다시 음악을 하게 된 건 다 부모님 때문이다.

'저희 부모님 결혼 50주년 기념 잔치 때 '사랑 그놈'을 불렀어요, 노래방 기계를 가져다 놓고 회사 분들과 친구 분들, 저희 가족 분들을 불러서 파티를 했는데, 부모님의 환한 모습을 보고 다시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의 복귀 무대는 '복면가왕', 완벽한 무대를 선보였지만 사실 엄청 떨었단다. 최근에 오른 '열린 음악회' 무대도 불안했다면서 살짝 패닉 상태가 왔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데뷔 25년차 가수가 관객 3명만 앞에 두고 공연하는 악몽을 꿀 정도로 긴장을 했었다고 하니, '패닉'이라는 말이 이해가 된다.



▶ 바비킴이 말하는 사랑 이야기 '스칼렛' (Scarlette)

그럼에도 무대가 그립고 또 그리웠다던 바비킴, 그 마음은 고스란히 이번 새 미니앨범 '스칼렛'에 담겼다. 설렘(다가와)으로 시작한 사랑, 그 애정(끝까지)의 끝에 찾아온 그리움(왜 난)과 상처(쓴 사랑), 그리고 체념(지나간다)까지 사랑의 감정을 바비킴은 특유의 애절한 목소리로 노래했다.

타이틀곡은 떠난 여인과의 재회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빈티지 솔 풍의 곡 '왜 난'이다. 느린 록 리듬과 브라스가 어우러졌고, 바비킴은 소울 가득한 목소리로 그리움을 노래한다. 연인 같았던 무대를 떠났다 다시 돌아온 그의 현 상황과도 맞아 떨어진다.

'저는 콘서트 무대가 가장 그리웠어요, 팬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아기자기하게 작게 하는 소극장 공연이 너무 좋고 편해요, 오래 기다려 준 팬들에게 고맙고, 진짜 콘서트로 사랑을 보답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사는 바비킴이 될게요'

'사랑의 희로애락'을 담아낸 앨범, 이쯤 되면 그의 사랑 이야기도 궁금해진다. '스칼렛'은 그저 빈티지스러운 이름을 찾다보니 선택하게 된 이름일 뿐, 이 모든 음악의 주인공은 아니니 오해는 말라는 것, 다만, '다가와'에는 20대 중반 설레이며 만났던 동갑내기 여자 친구와의 사랑이 모티브가 됐다. 하지만 지금 바비킴의 사랑은 진행형이 아닌 '체념' 상태라고 한다. 그의 쓸쓸한 감성은 이번 앨범의 마지막 수록곡 '지나간다'에서 폭발했다.

타블로가 피처링에 참여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끝까지'는 타이틀곡 못지 않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비킴은 오랜만에 건 전화 한 통에 바로 피처링을 수락한 타블로에게 감동을 받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 데뷔 25주년 '초심으로 돌아가 음악할 것' 

어느덧 데뷔 25주년 바비킴은 다시금 '초심'이라는 단어를 꺼내들며 쉬지 않고 음악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반은 무명이었고 반은 사랑을 받게 됐는데 열정 하나만 가지고 신나게 음악을 해왔던 것 같아요, 정말 빠르게 25년이 흘러갔네요'

실제로 바비킴은 지난 1994년 닥터레게로 데뷔한 이래, 2001년 힙합 그룹 '부가킹즈'로 주목을 받고, 2004년 '고래의 꿈'으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기 전까지 오랜 무명 생활을 이겨내야 했다. 그의 대표곡이 된 '고래의 꿈'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바비킴도 없었을 터, 바비킴은 '고래의 꿈'이 그의 가수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곡이라며 애착을 드러냈다.

''고래의 꿈'에는 히스토리가 있어요, 아버지가 트럼펫을 하셨었는데, 제가 음악 하는 것을 반대했었어요, 끝까지 고집 부리고 무명 시절을 보내면서 마지막으로 음악을 시도해 보겠다했을 때 낸 곡이 바로 '고래의 꿈'인데, 그때 아버지가 트럼펫 피처링을 해주셨어요'

바비킴은 아버지의 트럼펫 연주에 힘입어 '고래의 꿈'으로 가수로서 날개를 달았고, 또 다른 대표곡 '사랑 그놈'으로 국내를 대표하는 '소울 대부'가 됐다.

바비킴은 다시금 공감을 이끌어내는 음악을 하고 싶다며, 오래 기다려준 팬들과 '열심히 소통하겠다'는 각오와 함께 크고 작은 콘서트 무대를 예고했다.

'8월말 쯤 콘서트를 할 계획이에요, 아무래도 소극장 공연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오랜만에 복귀를 했으니까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kstarnews 안지선 기자

ajs4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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