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팝의 원조’ ‘천재 작곡가’로 대중에 깊이 각인된 가수 김현철이 13년 만에 새로운 곡을 선보인다.

김현철은 23일 오후 6시 미니앨범 ‘10th-preview’로 가요계에 컴백한다. 올 가을에 낼 10집 정규앨범에서 5곡만 추려 미리 음악팬과의 소통에 나선 것이다. 지난 2006년 발매한 정규 9집 ‘토크 어바웃 러브’(Talk about love) 이후 13년 만의 신보이자 그의 데뷔 30주년을 맞고서야 다시 만난 김현철표 음악이다.

▶ ‘시티팝’ 열풍 타고 김현철표 발라드로 13년 만에 신보

앨범 발매에 앞서 지난 16일 서울 용산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현철은 13년간 가요계를 떠났던 이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다.

“갑자기 음악이 재미가 없어졌었어요, 어느 순간 그냥 음악이 잘 나오지도 않고, 2009년 기타까지 처분하고 음악과 떨어져 그렇게 8년을 보냈어요, 돌이켜 보면 19세에 처음 음악을 준비할 때만큼의 에너지가 없었던 거죠, 간절함과 헝그리 정신 그런 게 없어졌던 거죠, 방송은 계속 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어져서도 있겠지만 ‘음악을 내가 이 시점에 해야 돼?’ 하는 회의를 느꼈어요, 에너지를 다 소진하고 음악이 다시 재밌어지지 않으면 음악을 안 해야겠구나 생각했죠”

특별한 계기 없이 음반 작업에선 손을 뗐지만, 그는 계속해서 라디오 DJ로 또 ‘복면가왕’과 같은 음악 관련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대중과 소통했다. 또 일주일에 몇 번씩은 대학 강단에 서며 후학 양성에 힘썼다. 정작 본업인 가수로서는 휴업을 택했지만, 그의 음악 인생은 진행형이었던 셈이다. 김현철은 다시 음악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난 지금에 와서 보니 “음악에 대한 감을 놓지 않았던 건 참 잘 한 일이 됐다”고 한다.

 

▶ 레트로 선율을 타고 ‘시티팝’ 열풍..돌고 돌아 ‘김현철표 발라드’로 컴백

“씨티팝을 요즘 젊은 사람들이 찾더라고요 내가 30년 전 하던 음악인데..”

‘시피팝(City-pop)’ 열풍을 타고 김현철의 1집 음반이 재해석되고, 다시 대중의 가슴으로 들어온 걸 그만 새카맣게 모르고 있었단다. 김현철은 재작년에서야 ‘시티팝’ 장르를 아느냐며 전화를 걸어온 한 기자의 질문에 그야말로 심쿵했다. ‘시티팝’의 본고장 일본에서도 아마추어 디제이들이 자신의 옛 음악이 찾는다는 후배의 한 마디는 가슴 속 한편에 숨겨놓은 그의 창작 본능을 강타했다. 그는 그 길로 악기를 다시 사들였고 지난 해 5월부터 음반 작업에 돌입했다.

다시 시작한 음악, 김현철은 1집 만들 때 느낌 그대로, 소위 말하는 ‘마음 가는 그대로’ 음반 작업에 몰두, 10번째 앨범을 완성해냈다. 김현철은 “지금 작업하고 있는 곡이 18곡정도 되는데, 내년 여름까지 기다리긴 그래서 미리 푼 것”이라며, “올 가을에 낼 10집은 두 장짜리 LP에 담아내려 한다”고 밝혔다.

 

김현철이 음반 프로듀서로 나서자, 마마무와 옥상달빛 죠지까지 후배들도 들썩였다.

타이틀곡 ‘한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는 두 여자가 한 남자를 사랑하는 이야기,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키는 음률은 마마무의 화사와 휘인의 목소리와 어우러져 더 환상적인 곡이 됐다. 이 노래는 유일하게 김현철이 아닌 피아니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조커가 편곡에 참여했다. 10집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프로듀서가 다 해야 한다는 김현철의 음악적 고집도 내려놓은 것, 김현철은 “예전에는 프로듀서가 다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적절한 인재를 잘 기용하는 것 또한 프로듀서의 능력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

더블 타이틀곡 ‘드라이브’(Drive-feat. 죠지)는 가수 죠지가 함께 했다. 김현철의 1집 ‘오랜만에’를 리메이크했던 죠지의 음색은 김현철의 목소리와 오버랩 되면서 마치 한 사람이 부른 듯 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자신의 목소리를 닮은 어린 후배, 김현철은 “첫 만남부터 인상이 너무 좋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의 음색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열심’에 대해 김현철은 “박영선 목사가 쓴 ‘하나님의 열심’을 읽고 곡을 썼다”며 “60년대 빈티지 느낌의 악기도 많이 썼는데, 요즘 30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고 제가 할 수 있는 게 그런 거여서 참 다행”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가수 쏠(SOLE)이 피처링한 '투나잇 이즈 더 나잇(Tonight Is The Night'과 옥상달빛이 피처링한 '웨딩 왈츠'까지 총 다섯 트랙이 수록됐다.

 

▶김현철에게는 ‘데뷔 30주년’ 보다 더 뜻 깊은 10번째 앨범

“음악은 듣는 사람의 것”

김현철은 “데뷔 30주년에 대한 감흥은 없을 정도”라며 “오히려 10집을 내는 게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30년을 뒤돌아보는 그다.

“1집 앨범이 큰 사랑을 받은 줄 아는데, 앨범 판매량만 보면 ‘왜 그래’ 등이 실린 4집이 가장 많이 팔렸었죠. 사실 1집은 실패한 음반 중 하나였어요, 처음에 ‘오랜만에’라는 곡을 밀었는데 대중들은 몰랐고요, 3집 ‘달의 몰락’이 성공하면서 1집 ‘춘천 가는 기차’가 다시 뜬 거예요, 그래서 요즘 와서 느끼는 거지만, 내가 곡을 쓰고 가사를 쓰고 하는 데까지 딱 거기까지만 내 음악이지, 일단 발표한 후엔 내 음악이라고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한국 100대 명반에 손꼽히는 김현철의 데뷔 앨범은 세련된 멜로디와 감성을 자극하는 가사로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제가 그걸 위해서 음반을 낸 건 분명 아니었지만 그때 했던 걸 요즘 사람들이 잘 봐주셔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정성을 다해서 앨범을 만들어야 하는 거죠, 조동진 형님이 ‘음악은 네가 죽은 다음에도 계속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 하셨는데, 과거 음악이 지금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니 실감이 나죠”

김현철은 “음악하는 것을 나의 권리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열심히 해야 되는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데뷔 30주년을 맞아 공연 등의 활발한 활동도 약속했다. 당장 24일 밤 방송되는 KBS 2TV 음악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마마무와 함께 게스트로 출연, 타이틀곡 ‘한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 무대를 방송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더불어 앨범 발매 기념으로 개설하는 유튜브 채널 ‘김현철 텔레비전’에서는 신인들을 소개하며, 대중들과 음악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다.

예고편으로 13년 묵은 음악 숙제를 끝낸 김현철이 10월 선보일 정규 10집 앨범에는 어떤 음악들로 채워낼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kstarnews 안지선 기자 ajs405@hanmail.net [사진제공= FE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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