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0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 김주혁 씨의 차량 블랙 박스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더불어 지난 14일, 경찰은 국과수로부터 통보받은 김주혁 씨의 사망 원인도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고인의 사고 원인은 오리무중입니다. 향후 경찰 조사는 어떻게 이뤄지게 될지 [김지훈 PD의 이슈노트]에서 관련 소식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안녕하세요

A) 네 안녕하세요.

Q) 당초 김주혁 씨 차량에 블랙박스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차량 내부 수색 중에 뒤늦게 발견됐죠. 경찰이 이 영상을 공개했다고요?

A) 고 김주혁 씨 차량에 설치돼있던 블랙박스는 국과수에서 정밀 수색 중에, 조수석 의자 밑에서 발견됐습니다.  사고 당시 영상이 공개됐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김주혁 씨는 먼저 1차로에서 주행 중이었습니다. 2차선에서 오던 차량의 좌측을 충돌한 뒤, 속도를 줄이며 오른쪽으로 차선이 변경되는 모습인데요. 이후 4차선과 5차선 사이에서 거의 정차한 상태였습니다. 이때 상대 사고 차량이 도로 바깥쪽으로 나오려하는 순간, 또다시 이 차량의 우측을 충돌합니다. 그리고 우측 방향으로 빠르게 차선을 가로지르며 돌진하는데요. 급기야 인도를 넘어 아파트 벽면을 박더니 계단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입니다.  경찰은 이 블랙박스는 전방 영상만 있을 뿐, 차량 내 음성이 녹음 되어 있지 않아 사고 원인을 밝히는데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현재까지 알려진 국과수의 감정 결과는 “음성녹음 기능을 꺼두어 녹음 자체가 되지 않은 것 같다”는 것인데요. 저장된 파일이나 블랙박스 본체에 혹시라도 음성 녹음이 되어 있는지 정밀 분석 중이라고 합니다. 해당 차량 블랙박스에 대한 최종 감정 결과는 한 달 뒤에야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Q) 어제 경찰이 사고 현장 조사를 진행했는데요. 현장에 직접 다녀오셨죠?

A)네 15일 오전 11시 부터 약 한시간 동안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 위치한 사고 현장에서 조사가 진행됐습니다.  현장 조사는 경찰과 도로교통공단이 합동으로 진행했는데요. 사고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며 고인의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에 나섰습니다. 도로교통공단은 10여명의 사고조사 담당 직원을 대동해 사고 지점 아파트 앞을 꼼꼼히 살폈습니다. 고 김주혁 씨의 차량이 갑자기 우측으로 돌진하며 인도로 올라갈 때, 도로 턱과 부딪힌 지점과 턱이 깨진 모습 등을 촬영하고, 흰색 스프레이로 표시하면서 관찰했는데요. 또 거리 측정기를 통해 차량이 충돌했던 지점 간의 거리도 정밀하게 실측했습니다. 사고 조사에서 가장 중요했던 장비는 사고 지점을 3차원으로 재구성 할 수 있는 '3D 스캐너'와 ‘드론'이었는데요.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해당 구간의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드론을 띄워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힘썼습니다. 어제 조사를 통해 사고 당시 상황을 상당 부분 실제와 가깝게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도로교통공단 측은 이들 장비에서 얻은 정보를 이용해 추후 교통사고 분석서를 밝힐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Q) 앞서 현장에 남아있는 진한 타이어 자국이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밝혀진 게 있나요?

A) 네, 어제 다시 찾아가본 사고 현장엔 여전히 타이어 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었는데요. 현장 조사에서 역시 '차량 속도와 타이어 흔적'에 대한 분석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다시 말해, 고 김주혁 씨의 차량이 인도를 넘어 아파트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지기 전까지, 도로에 남은 타이어 자국을 바퀴별로 구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사고에서 도로 위에 남은 타이어 자국으로 브레이크 제동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이번 사고에서도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예상됐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사고 당시 김주혁 씨가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은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었죠. 하지만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50M 길이의 스키드 마크가 발견됐지만, 차량이 급제동할 때 생기는 일반적인 스키드 마크와 다르다”고 전했습니다. 교통사고 감정 전문가도 제가 만나봤는데요. 해당 교통사고 전문가는 스키드 마크가 아닌, 차량이 급하게 틀어지면서 나타나는 '요마크'로 분석했습니다. 요마크는 일반적인 스키드 마크와는 다른 것인데요. 급제동으로 인한 타이어 자국이 아니라 바퀴의 방향이 급격하게 틀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전문가는 고 김주혁 씨가 사고 직전 마지막 순간에, 차량을 전혀 제어하지 못하는 상태였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Q) 여전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는 상황인데요. 사고 현장 목격자를 만나셨었죠, 당시 김주혁 씨의 상태에 대한 증언도 있었나요?

A) 네 처음 사고 관련 소식이 알려졌을 때, 김주혁 씨는 이미 구조 당시 의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었는데요. 목격자의 증언은 달랐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목격자]

A) 처음에 연예인인 건 몰랐고요 얼굴이 다 피여서 다 상해가지고..그리고 일단 의식이 있는 상태로 병원을 갔고..

Q) 그 당시에 의식이 있었던 거예요?

A) 네 

목격자는 이렇게 의식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당시 구조대는 김주혁 씨가 이미 맥박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고 밝혔습니다. 사고 소식이 알려진 직후, 저 역시도 곧바로 사고 현장에 다녀왔었는데요. 난간이 부서진 것은 물론, 고 김주혁 씨의 차량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져있어, 사고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사고 당시 고인이 몰던 고급 차량은 승용차와 1차 접촉사고를 낸 뒤 인도로 질주해 계단 밑으로 추락해 전복됐고요.  구조 당시 차체를 절단해야 할 정도로 차량은 처참하게 부서진 상태였습니다. 심폐소생술을 하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지난 달 30일 오후 6시 30분경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Q) 그런가하면,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있는 분이죠. 김주혁 씨의 연인인 이유영 씨인데요. 알려진 근황이 있나요?

A) 네, 이유영 씨는 최근 자신의 SNS의 게시물을 전부 삭제해 많은 이들의 마음을 더 안타깝게 했습니다. 본인의 근황 사진은 물론, 연인 김주혁과 함께한 사진까지 모두 삭제한 건데요. 연인을 잃은 슬픔은 물론 지나친 세간의 관심까지 감당해야했기에 선택한 일이 아니겠냐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이유영 씨는 고 김주혁 씨의 장례일정 내내 빈소를 지켰는데요. 또 지난 2일 고인의 발인식에서는 눈물로 마지막 인사를 전해,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먹먹하게 했습니다. 고 김주혁 씨와 이유영 씨는 영화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며 연인 사이로 발전했고요, 17살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지난 해 12월 당당히 열애를 인정해 대중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받아왔는데요. 고 김주혁 씨는 생전 인터뷰에서 연인에 대한 애정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기도 했고, 또 결혼하고 싶다는 발언까지 했던 터라 안타까움이 더 큽니다. 많은 분들이 아름다운 결실을 바랐던 두 사람인데요. 때문에 이들의 비극적인 운명이 마음을 더 먹먹하게 하고 있습니다.

Q) 최근에 고인이 출연한 작품 중에 가장 대중의 기억에 남은 작품 설문조사도 이뤄졌다고요, 어떤 영화가 1위에 올랐나요?

A) 네, 지금의 고 김주혁 씨를 있게 한 영화죠, 엄정화 씨와 함께 한 영화 [홍반장]이 1위를 차지했는데요. 한 온라인설문조사회사에서 20~50대 남녀 대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고 김주혁 씨의 작품에 대해 설문조사를 펼친 결과, 영화[홍반장]이 14.4%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04년 개봉했던 이 작품은 고 김주혁 씨와 엄정화 씨가 함께 호흡을 맞췄던 로맨틱 코미디물이었는데요. 동네 반장 홍두식 역을 맡았던 고 김주혁 씨는 못하는 일이 없는 만능 재주꾼으로, 동네의 크고 작은 일을 도맡아하는 홍반장으로 출연했는데요. 고 김주혁 씨는 [홍반장]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가 잘 어울리는 배우로 장르를 넓히게 되었고요. 특유의 무표정과 툭 던지는 대사 속 따뜻함으로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았죠. 영화 속에서 김주혁 씨가 엄정화 씨에게 했던 대사가 있습니다. ‘빨리 너네 별로 돌아가’라는 것이었는데요. 김주혁 씨의 사망 소식에 한 네티즌이 ‘빨리 너네 별로 돌아가라던 홍반장이…먼저 별로 돌아가버렸다’는 댓글로 고인을 잃은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영화 [공조]가 13.8%입니다. 1위와 0.6%포인트 차이로 2위에 올랐는데요. 현빈 씨와 함께 호흡을 맞춘 이 영화에서 고 김주혁 씨는 처음으로 악역을 맡아 연기 변신에 나섰고, 호평을 받았습니다. 북한 조직의 리더 차기성 역으로 열연했는데요. 사망 사흘 전 있었던 한 시상식에서 이 역할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영화로는 처음 상을 받아본다며 기뻐했던 고 김주혁 씨의 얼굴이 여전히 많은 분들의 가슴 속에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3위는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4위는 [방자전], 그 뒤를 [아내가 결혼했다]와 [광식이 동생 광태]가 이었습니다.

Q) 네 고 김주혁 씨는 세상을 떠났지만, 작품만은 영원히 남게 됐습니다. 이제는 유작이 된 작품들인데요. 어떤 작품들이 있죠?

A) 고 김주혁 씨는 생전 3편의 작품을 준비 중이었습니다. 우선 영화 [흥부] 소식을 전해드리면요. 이미 모든 촬영을 마친 상태로, 내년 상반기 개봉을 논의 중인 상황입니다. [흥부]는 조선 헌종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이 작품에서 김주혁 씨는 백성을 돌보는 지혜로운 양반 조혁 역을 맡았습니다. [흥부]는 현재 후반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다행히 포스터 촬영은 마친 상황이기 때문에, 고 김주혁 씨의 얼굴을 포스터에서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다음 작품은 [독전]입니다. 극 중 고 김주혁 씨는 중국 마약 시장의 거물로 등장하는데요. 지난 7월 촬영을 시작했고, 이미 출연 분량 촬영을 모두 마쳤습니다. 이번 주 영화 촬영이 마무리될 예정으로, 후반 작업을 거친 뒤 개봉하게 되는데요. 아직 개봉 일자 등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습니다. 마지막 작품은 고 김주혁 씨가 특별출연하기로 했던 작품 [창궐]인데요. 총 5-6번의 촬영 일정이 예정돼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1회 촬영 이후 세상을 떠나게 됐습니다. 이 역할은 배우 김태우 씨가 고 김주혁 씨의 빈자리를 채우게 됐습니다.

배우 고 김주혁 씨는 우리 곁에 없지만, 그가 남긴 작품에 담긴  고인의 연기 숨결이 많은 분들께 닿을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김지훈 PD의 이슈노트]는 여기서 줄입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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