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구독자 14만 명..데뷔 39년차 유튜브 신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지하 스튜디오. 매주 목요일 진행되는 유튜브 생방송을 앞두고 스태프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방송을 2시간 앞둔 시각, 트레이드 마크인 2대 8 가르마 스타일에 푸른색 셔츠를 입은 트로트 가수 설운도가 등장했다.

 

최근 그는 공식 유튜브 채널 ‘설운도TV’ 운영으로 바쁘다. 특히 유튜브 최초라 할 수 있는 트로트 오디션 ‘운도 노래자랑’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제약없이 누구나 편하게 유튜브에 영상 하나 올리는 걸로 참여 가능한 오디션을 만들고 싶었다는 그는 “요즘 생방송을 하면 1,500명 정도 들어온다”며 자랑했다.

 

“아무래도 코로나 이후 밖에 돌아다니는 사람보다 유튜브 인구가 더 많아졌어요. 요새는 모든 소통이 유튜브로 이뤄질 정도니까. 유튜브에서는 방송과 다르게 소소한 대화까지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유튜브는 정말 고마운 존재예요. 이 시기에 유튜브가 없었다면 정말 모든 게 막혔을 텐데, 꼭 지금을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유튜브를 본격 시작한 건 작년 3월 TV조선 ‘미스터트롯’ 준결승 방송 이후다. 레전드 가수로 출연한 경험을 살려 방송 비하인드와 TOP7 심사평 등의 콘텐츠를 이어갔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투표 결과를 분석한 영상 조회수는 100만 뷰를 가뿐히 돌파했다. 설운도는 물론 회사 사람들 모두 깜짝 놀랐다고. 설운도는 “이게 다 영웅이 덕분”이라며 ‘미스터트롯’ 1위 가수 임영웅을 추켜 세웠다. 

 

“영웅이가 방송에서 ‘보랏빛 엽서’를 불렀을 때 제가 상당히 감동을 받아서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미스터트롯’ 이야기를 하니까 TOP6 팬들이 엄청 들어오는 거예요. 구독자 수가 1만 정도였는데 단숨에 14만이 됐어요. 특히 영웅이 팬들이 댓글을 굉장히 많이 남겨줬어요. 왠지 모르게 영웅이랑 제가 음악적으로 비슷한 게 있다고 하시면서(웃음) 영웅이 위해서 곡을 하나 써 달라고 그렇게들 부탁하시더라고. 그런 요청을 주신 분들이 워낙 많기도 했고 영웅이 덕에 유튜브도 잘 되고 그런 고마움을 보답하는 마음으로 제가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주게 된 거죠.”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항상 고마운 아내에게 바치는 곡

 

‘당신이 얼마나 내게 소중한 사람인지 세월이 흐르고 보니 이제 알 것 같아요 밤하늘에 빛나는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당신은 나의 영원한 사랑~’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가사 中

 

지난 3월, 설운도가 임영웅에게 선물한 곡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가 세상에 나왔다. 한 장의 러브레터 같은 로맨틱한 노랫말에 따스하고 섬세한 임영웅의 목소리가 더해져 팬들에게 전해졌다. 노래는 제대로 히트를 쳤다. 각종 음원차트 1위는 물론 지상파 음악방송 ‘쇼! 음악중심’까지 섭렵했다. 트로트 노래가 음악방송 1위를 한 사례는 무려 14년 만으로 아이돌 음악이 메인으로 굳어진 한국 가요 시장에서 이는 엄청난 화제가 됐다.

 

“트로트가 모든 젊은이들(아이돌)을 물리치고 1위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꼈죠. 동시에 벽도 느꼈습니다. ‘트로트가 아니었다면 더 많은 사람에게 어필할 수 있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들더라고요.”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는 설운도가 작곡·작사한 곡이다. 보통은 설운도가 쓴 곡에 아내 이수진 씨가 작사가로 나섰지만, 이 노래는 설운도가 직접 가사를 지었다. 그는 가슴 절절한 사랑 고백이 담긴 곡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작업한 배경에 대해 “아내를 향한 고마움과 사랑을 담아 쓴 곡”이라고 소개했다.

 

“영웅이 줄 곡을 쓰기로 마음은 먹었는데, 대상이 안 떠오르는 거예요. 곡을 쓰려면 대상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것 때문에 진행이 안 되던 찰나에 어느 날 아내를 자세히 보게 된 거죠. 화장을 지운 여자의 모습이요. 그 옛날 처음 연애 하던 시절에는 정말 예뻤거든. 이번에 보니까 ‘사람이 왜 저리 변했지?’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측은지심이 들어요. 내가 밖에 있는 동안 가정 챙기느라 얼마나 고생했겠어요. ‘난 아내를 위해서 뭘 했지?’하는 그런 감정이 스치면서 순간적으로 가사가 떠올랐어요. 세월이 흐르고 보니까 이제야 알 것 같다는 거야. 그런데 ‘고마워’라는 말로는 그 고마움을 다 표현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마지막에 ‘왜 이리 눈물이 나요’라고 가사를 그렇게 쓴 거예요.”

 


 

◆“트로트는 변화무쌍한 장르, 세계화 가능성 충분”

 

설운도는 과거 일본에 다녀온 이후 트로트의 발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모든 게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정통 트로트를 고수할 수 없었다. 이전에 하던 패턴과 작업 방식을 모두 바꿔버리고 ‘뉴트로트’를 위해 고집스럽게 노력했다. 그 결과 트로트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그는 “일본에서의 경험이 내게 굉장히 큰 변화를 줬다. 그 경험이 없었다면 ‘여자여자여자’, ‘쌈바의 여인’, ‘사랑의 트위스트’ 같은 히트곡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처음 만든 곡이 ‘여자여자여자’예요. 그룹 사운드 음악에 트로트를 붙였는데 당시에는 정말 실험적인 곡이었어요. 그렇게 만든 뉴트로트가 반응이 별로 였으면, 정통 트로트를 고집했을 텐데 전 트로트의 한계를 깨고 싶었거든요. 결국 잘된 걸 보면 설운도 음악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준 곡이죠.”

 

오랜 세월 트로트의 발전을 갈망해온 만큼 ‘트로트붐’이라 할 만한 지금의 상황이 누구보다 기분 좋고 뿌듯하다는 그다. 설운도는 “어느새 트로트가 아이돌 음악과 경쟁을 하고 있다. 저는 트로트도 언젠가 세계로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지금도 계속 연구하고 노력하면서 트로트 세계화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트로트의 밝은 미래를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설운도는 트로트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내며, 수많은 트로트 팬들을 향해 앞으로 활동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트로트가 반짝 떴다가 외면 당하지 않고 오래 오래 사랑 받는 장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후배들 잘 이끌어주면서 좋은 곡도 많이 주고, 제 역할을 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늘 지금처럼 응원해주시고 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면 유튜브 ‘설운도TV’ 채널에 오셔서 언제든지 편하게 소통합시다! (웃음)” 

 

김유진 기자 jjin@ihq.co.kr [사진제공=루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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