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 옆 경찰서' 첫화에 삽입된 故 이힘찬PD 추모 화면 / 사진=SBS '소방서 옆 경찰서' 캡처
'소방서 옆 경찰서' 첫화에 삽입된 故 이힘찬PD 추모 화면 / 사진=SBS '소방서 옆 경찰서' 캡처

[케이스타뉴스 김유진 기자] 우여곡절 끝에 첫 방송을 마친 SBS 새 금토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가 촬영 중 안타까운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故 이힘찬 PD를 추모했다. 

12일 밤 첫 방송된 SBS 새 금토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는 시작 전 "스튜디오S와 제작진 일동은 故 이힘찬 프로듀서를 기억합니다"라는 메시지로 지난 1월 30일 세상을 떠난 제작총괄 프로듀서 故 이힘찬 PD를 추모했다.

제작 단계부터 거대한 스케일을 예고한 '소방서 옆 경찰서'는 이날 시청률 7.6%(닐슨, 전국기준)로 첫 방송을 시작했다. 범인 잡는 경찰과 화재 잡는 소방의 공동대응 현장일지를 그려 나가며, 매회 블록버스터 영화급의 화려한 액션과 사고 장면을 담을 예정이어서 제작 초기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 가운데 故 이힘찬 PD는 제작진으로 합류해 촬영을 시작한 지 20여 일 만에 "모든 게 버겁다"라는 글을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SBS 새 금토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포스터 / 사진제공=SBS
SBS 새 금토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포스터 / 사진제공=SBS

이에 이 작품은 당초 지난 5월 방송 예정이었으나, 故 이힘찬 PD의 사망으로 잠시 촬영이 중단됐다. 이후 사망사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6개월이나 편성이 밀리게 됐다. 고인의 사망 이후 유족 측과 고인의 직장이었던 제작사 스튜디오S 측만 참여한 가운데 노사공동조사위원회가 꾸려졌고, 지난 8일 사건 9개월여 만에 사고 원인과 재발방지책 등에 대한 결론이 나면서 사건이 종결됐다.

제작사 측의 뒤늦은 사과와 끝까지 고인의 사망에 모르쇠로 일관한 SBS의 태도는 씁쓸함을 남겼다. 스튜디오S 측은 첫 방송을 5일 앞둔 지난 7일에서야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했다. 당시 한정환 스튜디오S 대표이사는 "공동조사를 통해 회사 제작시스템을 성찰하고 고인이 겪었을 고통을 엄중하고 무겁게 받아들였다"면서 "유가족분들께 깊이 사과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아울러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약속드린 개선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고민의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스튜디오S는 유족과 합의한 대로, '소방서 옆 경찰서' 첫회 방송에 고인에 대한 추모 메시지를 실었다. 이와 함께 최종회 마지막 장면에도 고인의 사진과 추모의 뜻을 실을 예정이다. 회사 차원에서 매년 고인에 대한 추모 의식도 진행한다.

고인이 일했던 스튜디오S는 지난 2020년 SBS 드라마 본부를 전적하면서 사명변경 및 자본증자를 한 SBS의 100% 자회사로 설립됐다. SBS에 입사했던 고인은 분사 후 스튜디오S 소속으로 일한 10년차 프로듀서였다.  

그러나 SBS는 스튜디오S가 별도 법인이라는 이유로 이번 사건과 선긋기를 한 채 유족 측의 요청에도 끝까지 공동조사위원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드라마 첫방을 앞두고 진행한 공식 행사인 제작발표회에서조차 고인에 대한 그 어떠한 사과나 위로도 남기지 않았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5개 단체로 구성된 '스튜디오S 故 이힘찬 프로듀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는 당분간 활동을 이어가며 스튜디오S 사측이 유족 및 대책위와 합의한 고인에 대한 추모 및 현장 개선 방안을 성실히 이행하는지 점검하고 평가한다. 또 이번 개선방안이 스튜디오S에 그치지 않고 드라마 제작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현장에 널리 알리는 노력도 해나갈 예정이다. 

케이스타뉴스 김유진 기자 jjin@ih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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