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소비· 관광 향한 관심에 세계는 지금 '비건 열풍'
'사찰 음식' 등 내세운 한국식 비건 투어 프로그램 개발 필요성 증대
[케이스타뉴스 김유진 기자] "'육식 없는 코리안 바비큐' 같이 새로운 시도를 해보면 어떨까요?"
한국의 비건 문화 체험을 위해 뉴욕에서 온 브라이드 리드(Brighde Reed) 대표는 "한국에는 채소로 이루어진 다양한 음식이 많다. 많은 외국인 여행자가 난생 처음 접해보는 것들로, 한국의 채식 음식을 특화할 만 하다고 본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최근 한국관광공사의 초청으로 구미주권 여행사 및 인플루언서 13인이 방한했다.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에서 온 이들은 비건(채식주의) 여행 전문상품 개발을 위해 지난 12일 한국에 도착해 18일까지 서울과 순천 등지에서 비건 맞춤형 팸투어를 가졌다.
비건과 비건 관심층을 대상으로 럭셔리 투어 상품을 운영 중인 브라이드 리드 월드 비건 트래블(World Vegan Travel) 대표는 케이스타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인들이 비건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느낄 수 있었다"며, "서울을 투어하는 동안 멋진 비건 레스토랑들을 방문했으며, 특히 성수동 일정에서 한국의 비건 인프라를 경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브라이드 리드는 은평구에 위치한 진관사에서 발우공양, 스님과의 차담, 불교 명상 등을 체험했던 일정을 언급하며 "진관사의 사찰음식은 15가지 내외의 채소로 구성돼있는데, 이 중 몇가지 채소는 처음 맛보는 것으로, 외국인 여행자로서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팸투어단은 인사동, 북촌한옥마을, 경주 불국사, 석굴암 등 한국의 주요 관광지와 더불어 한국의 대표 생태관광지인 순천만 국가정원을 방문했다. 또한 생태친화적 카페, 제로웨이스트 샵, 맨발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체험형 전시 등을 방문했으며, 한국식 웰니스인 홍삼을 주제로 한 스파도 체험했다.
전 세계는 지속가능한 소비에 초점을 두고 비건 열풍이 한창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비건 식품 시장규모는 유럽 및 미국을 주축으로 매년 9.1% 성장했다. 2020년 유럽 주요국 기준으로 플렉시테리언(유연한 채식주의자) 비중은 약 30%에 달하며, 한국 방문 시 선호하는 활동에 대한 설문 결과, 20~30대 구미주 방한객의 응답에서 ‘음식 체험’이 1위를 차지했다. 한국에 방문해 비건 음식을 찾는 해외 관광객이 매년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브라이드 리드가 운영하는 월드 비건 트래블 역시 동물보호가와의 여행, 로컬 기반 채식요리 등 지속가능한 관광에 중심을 두고 있다. 브라이드 리드는 "(해외에서) 한국 비건 투어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을 단독으로 한 상품은 아직 없지만 타 국가 연계상품으로 한국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도 비건 및 플렉시테리언 대상 집중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5월 프랑스와 독일에서, 8월에는 미국에서 한국불교문화사업단과 공동으로 ‘사찰음식’을 주제로 대규모 소비자 행사를 통해 한국문화 홍보활동을 펼친 바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번 팸투어를 통해 미국 등 구미주 주요 국가에서 비건 대상 전문 방한 상품인 ‘Korea Vegan Tour’ 등을 시범 출시하고, 생태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여행목적지로서 한국의 이미지가 고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케이스타뉴스 김유진 기자 jjin@ihq.co.kr